매우 맛있는 음식이 미각보상시스템(gustatory-reward system)을 자극하여 내적인 항상성메커니즘을 압도함으로써, 1차적으로 과식과 비만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은 널리 인정된 사실이다.(Neuroscientist 12, 500-511) 그러나 음식물이 소화된 후에 음식에서 방출된 영양물질이 음식섭취 행태에 영향을 미치는 제 2의 경로(postingestive controls of food intake)에는 관심이 덜 기울여져 왔다.(Physiol . Behav. 82, 89-95) 물론 고칼로리 음식을 섭취하는 것으로부터 유래하는 감각적 쾌락과는 무관하게, 소화된 음식으로부터 유래하는 영양분이 섭식행태에 긍정적 강화작용(positive reinforce)을 한다(Appetite 36, 79-83)는 것을 입증한 선각자도 있었다. 그러나 대사작용에 기초한 행태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신경메커니즘은 이제껏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뇌는 미각과 독립된 별도의 기구(일종의 육감)를 통하여 음식중에 포함된 칼로리를 감지한다."는 사실을 신경학적 측면에서 규명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예일대 의대의 연구진이 Neuron 3월 27일호에 발표한 바에 의하면, 이 육감(sixth sense)이 뇌의 보상시스템의 스위치를 켠다고 한다. 이는 비만의 원인을 이해하는 데 시사점을 던진다. 예컨대 과당이 풍부한 옥수수시럽이 비만에 기여하는 이유를 밝혀준다. 도파민은 동기부여와 보상과정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는 신경전달물질이다. 예컨대, 니코틴, 코카인, 암페타민과 같은 약물들은 도파민계를 활성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GTB2006120329) 한편 도파민 시스템은 음식섭취와 관련된 보상과정을 매개하기도 하는데, 이와 관련된 메커니즘은 잘 정립되어 있는 편이다. 도파민 길항제는 단맛이 나는 영양분의 쾌락적 가치(hedonic value)를 감소시킨다. 동물에게 D1 또는 D2 도파민수용체 길항제를 투여하면 고농도의 설탕에 대한 반응을 완화시킨다(Biol. Sci. 361, 1149-1158). 역으로 맛있는 음식을 맛보면 뇌의 선조체 측좌핵(nucleus accumbens)에서 도파민의 농도가 증가한다. 그러나 "미각수용체를 활성화하지 않더라도 도파민의 보상시스템이 영양분의 대사적 가치(metabolic value)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아직 명쾌하게 제시되지 않은 상태이다. 이는 "위장관에서 시작되는 생리학적 사건들이 중추신경의 보상회로에 직접 작용하여 음식섭취에 대한 동기부여를 제공할 수 있을까 ?"라는 문제로 귀결된다. 이상의 의문점을 해결하기 위하여, 연구진은 먼저 유전자 조작을 통하여 단맛을 느끼는 수용체가 결핍된 마우스(trpm5?/? mice)를 준비하였다.(TRPM은 이온채널로서 미각수용체에 발현되며, 단맛, 쓴맛, 아미노산맛에 관한 신호전달에 필요하다. Cell 112, 293-301) 이 마우스는 단 맛을 감지할 수가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연구진은 다음으로 행동검사(behavioral test)를 통하여, 정상마우스와 trpm5?/? 마우스를 대상으로 설탕물과 수크랄로스(sucralose: 비칼로리성 감미제)에 대한 선호도를 조사하였다. 행동검사 결과, trpm5?/? 마우스는 `속빈 강정`인(단맛만 있고 칼로리가 없는) 수크랄로스보다 칼로리가 포함된 설탕물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마우스가 단맛을 느끼는 능력에 의존하지 않고, 칼로리의 내용에 근거하여 먹이를 선택하였음을 의미한다. 연구진은 trpm5?/? 마우스의 뇌를 분석한 결과, 칼로리 섭취에 의하여 - 미각(味覺)과는 독립적인 경로를 통하여 - 보상회로(reward circuitry)의 스위치가 켜진 것을 발견하였다. 즉, 칼로리 섭취로 인하여 보상회로를 활성화시키는 핵심 물질인 도파민의 농도가 증가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전기생리학적 분석 결과, 칼로리 섭취가 미각과는 별개로 식품보상영역의 뉴런(측좌핵)을 활성화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중요한 점은, 마우스가 수크랄로스보다 설탕(sucrose)을 선호하는 행동은 먹이를 먹은 후 10분 후에 나타났으며, 보상영역 뉴런의 활성화도 이와 동일한 시간차(time lag)를 보였다는 점이다. 종래에는 도파민-선조체 보상시스템(dopamine-ventral striatum reward system)이 미각만을 근거로 반응하는 것으로 생각되었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 의하면, 미각수용체가 없는 상황에서는 이 보상회로가 음식의 칼로리에 반응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뇌의 보상경로가 음식의 맛과 관련된 쾌락적 신호에 의해서만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위장관의 기능 및 대사작용과 관련된 신호에 의해서도 작동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연구는 뇌의 칼로리감지 시스템이 비만의 병리학 및 사회학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컨대 과당이 풍부한 옥수수시럽은 미국사회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감미료이다. 그러나 이번 연구의 결과에 의하면, 과당은 뇌의 보상시스템을 강력하게 활성화시켜 고칼로리식품에 대한 열망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옥수수시럽을 식단으로부터 제거함으로써 고칼로리식품에 대한 열망을 잠재워야 할 것이다. 이번 연구는 뇌의 인지중추가 음식의 섭취와 체중을 조절하는 과정을 밝히고, 비만치료의 한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서 그 의의가 매우 크다. Neuron誌는 이 논문을 특집논문(featured article)으로 선정하였다. SOURCE: "Food Reward in the Absence of Taste Receptor Signaling", Neuron, Vol 57, 930-941, 27 March 2008. |
출처 : KISTI 『글로벌동향브리핑(GT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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