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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편집이란 무엇인가? 누구나 알아야 할 7가지 사실

장종엽엔에스 2015. 12. 28. 20:42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 2015-12-04
대규모 국제회의를 앞두고, 유전자편집의 윤리가 다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미국 과학아카데미, 미국 의학아카데미, 중국 과학원, 영국 왕립협회가 공동으로 주관하는 이번 회의는 12월 1~3일 워싱턴 DC에서 열린다. Nature는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유전자편집에 관해 만인이 알아야 할 7가지 팩트를 독자들에게 미리 소개한다.

1. 지금까지 발표된 논문 중에서 인간배아 유전자편집에 대해 기술한 논문은 단 한 편뿐이다.

지난 4월 중국 광저우 소재 순얏센 대학교의 황 준쥬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Protein & Cell》에 기고한 논문에서, CRISPR–Cas9 기술을 이용하여 인간배아의 유전체를 편집했다고 보고했다. 이는 `인간배아의 편집을 시도하는 과학자가 있다`는 소문으로 인간 생식세포(난자와 정자, 배아)의 유전자편집을 둘러싼 윤리적 논의가 불붙기 시작한 지 불과 몇 주 만에 일어난 사건이었다. 황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생존불가능 배아(non-viable embryo)를 이용했지만, 생식세포의 유전자를 편집하면 원칙적으로 후손에게 전달될 수 있기 때문에 국제적으로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2. 인간 생식세포의 유전자편집을 규제하는 법률은 나라마다 다르다.

독일은 인간배아에 대한 실험을 까다롭게 제한하며, 법을 위반할 경우 형사처벌을 한다. 이와 대조적으로 중국, 일본, 아일랜드, 인도는 단지 강제성 없는 지침을 보유하고 있을 뿐이다. 많은 연구자들은 국제적인 가이드라인을 원하며, 그중 일부는 이번 정상회담이 국제적 가이드라인 제정의 시발점이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3. 굳이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유전자를 편집할 수 있다.

CRISPR–Cas9 기술만 있으면 매우 저렴하고 쉽게 유전자를 편집할 수 있으므로, 창고를 개조한 실험실이나 지역사회 연구실에서 연구하는 아마추어 생물학자들도 취미삼아 유전자편집에 도전하고 있다.

4. 유전자가위 효소는 Cas9 하나만 있는 게 아니다.

CRISPR–Cas9 시스템의 핵심요소는 Cas9라는 유전자가위 효소다. 그러나 지난 9월 (하버드 대학교와 MIT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브로드연구소의 장 펑 박사는 Cpf1이라는 단백질을 발견했다고 보고했다. Cpf1은 유전자편집을 더욱 쉽게 해주는 유전자가위로 알려져 있다. (장 박사는 포유류 세포의 유전자편집에 CRISPR–Cas9를 도입한 선구자 중의 한 명이다.)

5. 유전자편집의 선봉에 선 것은 돼지다.

CRISPR의 대상이 되는 동물로는 돼지, 염소, 원숭이 등이 있다. 그러나 그중에서 특히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돼지다. 농장에서 기르는 돼지 몸무게의 1/6에 불과한 미니돼지에서부터 우람한 근육을 가진 슈퍼돼지에 이르기까지, 62개 연구소에서 돼지의 유전자를 편집하고 있다. 돼지가 이처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비인간(이종) 장기이식의 공여자로 안성맞춤이기 때문이다.

6. 빌 게이츠, 구글, 듀퐁도 유전자편집에 관심을 갖고 있다.

지난 8월, 빌&멜린다게이츠 재단과 구글벤처스를 비롯한 굵직굵직한 투자자들이 에디타스 메디슨(매사추세츠 주 케임브리지 소재 유전자편집 전문 바이오업체)에 총 1억 2,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거대 농업회사들도 이에 뒤질새라 유전자편집에 뛰어들고 있다. 예컨대 듀퐁은 지난 10월 카리부 바이오사이언스(캘리포니아 주 버클리 소재 유전자편집 전문 바이오업체)와 손을 잡고 CRISPR–Cas9를 이용하여 농작물을 생산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7. CRISPR-Cas9는 특허전쟁의 한복판에 서 있다.

장 펑은 2014년 CRISPR–Cas9에 관한 특허를 취득했다. 그러나 그가 2012년 특허출원을 하기 몇 개월 전에, UC 버클리의 분자생물학자인 제니퍼 다우드나 박사(분자생물학)와 엠마누엘 샤펜티어 박사(현재 막스플랑크 감염생물학연구소)도 독자적으로 특허를 출원했다. 그 이후 UC 버클리는 미 특허청에게 "CRISPR–Cas9의 (특히 인간세포에 관한) 진정한 특허권자를 가려달라"고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다. 한편 유럽에서도 이와 유사한 논쟁이 벌어져, 지난 2월 장 펑에 대항하는 세력이 특허소송을 제기했다. 장, 다우드나, 샤펜티어 세 사람은 모두 CRISPR–Cas9의 활용을 위해 바이오업체를 공동 설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