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wer, Energy

신재생에너지원 증가에 따라 어려운 2015년을 앞둔 원자력

장종엽엔에스 2015. 1. 5. 09:04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 2015-01-05
각국 정부는 여전히 수 십 억 달러를 원자력 연구에 사용하고 있지만 원자력 산업계의 전망은 그다지 밝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원자력이 국제 에너지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신재생에너지원에 더 크게 뒤처지고 석유와 가스의 가격이 하락함에 따라 2015년에 원자력 업계는 단순한 침체보다 더 악화된 상황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세계 전기 공급량의 22%를 신재생에너지원이 분담하고 있는 반면에 원자력은 11%에 그치고 있는데 이 비율도 낡은 원자력발전소들이 폐쇄되고 신규 원자로 투입이 줄어드는 상황을 반영하여 낮아지고 있다. 반면, 새로운 대규모 풍력 및 태양광 발전소의 건설은 전 세계적으로 급증하고 있다. 인도와 같은 완전한 전력망을 갖추지 못하고 정전이 빈번한 국가에서는 풍력 및 태양광이 전기가 공급되지 않던 지역에 빠르고 쉽게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방법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편, 선진국에게도 이산화탄소 배출을 축소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여 신재생에너지원 도입 비용이 낮아지고 있어 풍력 및 태양광에 지급되는 보조금도 줄고 있어 10년 안에 완전히 사라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설치 속도

신재생에너지원의 또 다른 장점은 설치 속도다. 태양광 집열판은 하루면 지붕에 설치할 수 있고 풍력 터빈은 1주일 안에 설치가 가능하다. 반면에 원자력을 도입하는 비용은 더 비싸지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에서 원자로를 건설하는 비용은 투명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민주주의 국가에서도 정확한 비용을 산정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그 비용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영국은 힌클리 포인트 C에 2기의 유럽형가압경수로(EPR)를 2015년부터 건설하는 것을 제안하고 있지만 그 비용은 이미 여러 차례 상승했다. 추정 건설 비용은 160억 파운드(약 2조 7,000억 원)에서 240억 파운드(약 4조 원)로 증가했는데, 첫 번째 콘크리트 타설도 진행되기 전에 일어난 일이다.

또 다른 원자력의 문제는 건설 기간이다. 힌클리 포인트 C는 원래 2018년에 완공될 예정이었는데, 현재는 2024년으로 지연되었다. 이것도 핀란드와 프랑스에서 건설 중인 EPR을 낙관적으로 가정했을 때로 두 원자로 모두 비용초과 및 일정지연을 겪고 있다. 핀란드의 원자로는 2009년에 가동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아직도 시운전까지 최소 3년이 남아 있다. 프랑스의 경우에는 5년 지연되고 있다. 많은 나라에서 신규 원자로를 건설할 계획을 가지고 있고 중국, 한국, 인도는 계속 건설 중이다. 민간 투자가 필요한 다른 국가에서는 계획이 유보되고 있다.

수명연장

미국은 여전히 세계 최대의 원자로 선단을 보유하고 있고 신규 건설 대신 수명을 연장하는 대안을 적용하고 있다. 많은 원자로 운영사들이 수명을 60년에서 80년으로 연장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현대적인 안전 기준을 적용하기 때문에 수명연장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영국을 포함한 많은 국가들은 가능한 오래 원자력발전소의 수명을 연장하고 있기 때문에 원자력 산업이 단기간에 사라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원자력계의 근본 문제 중에 하나는 원자로가 항상 전출력으로 운전되도록 설계되었다는 것이다. 신재생에너지원이 시장 점유율을 늘리는 가운데, 원자력, 풍력, 태양광의 조합 중에서 어떤 것을 중단시킬 것인가하는 문제가 생긴다. 이 문제에 관한 논의가 영국에서 광범위하게 이루어졌으며 전략적으로 충전지를 도입하여 해결하는 방안을 추구하고 있는데 유럽에서 가장 큰 용량인 5MW의 충전지를 잉글랜드 중부 베드포드셔(Bedfordshire) 레이턴 버자드(Leighton Buzzard)에 시험 가동하고 있다.

이 충전지를 이용하여 전력망에 너무 많은 전기가 흐를 때 충전하고 수요가 증가할 때 방전하게 된다. 2년 동안의 시험 가동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값비싼 가스 터빈의 가동을 줄일 수 있으며 영국 전역에 충전지 시설을 설치하여 신재생에너지원의 간헐적인 발전량을 저장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유일하게 장점을 가진 원자력의 형태는 소형원자로다. 30MW 혹은 그 이상의 용량을 가진 이 소형원자로는 공장에서 생산되어 현장에서 설치되는데, 풍력발전기와 유사한 형태로 이루어진다. 소형원자로는 수요에 따라 여러 개를 나란히 설치할 수 있다. 발전원에서 멀리 떨어진 원격지에 전기를 공급하는데 적합하고 대형 원자로보다 훨씬 안전한 장점을 가진다.

비용

하지만 소형원자로의 단점은 30억 달러(약 3조 3,000억 원)라는 비용을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과 영국은 모두 민간기업의 연구 개발을 지원하고 있지만 상업적 가동은 아직 먼 일이다. 소형원자로가 풍력이나 태양광 발전보다 더 우호적으로 수용될 것인지는 여전히 의문이 남아 있고 실험이 필요한 상황이다. 정치 및 과학계의 많은 원자력 추종자들은 여전히 고속증식로, 핵융합, 토륨 원자로 등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정부의 지원에 크게 의존하는 이 분야는 언젠가 저렴하고 무한한 에너지원을 공급할 것으로 간주된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너무 먼 꿈이다. 한편, 투자가들은 원자력에 투자하는데 점점 더 회의적이 되고 있고 투자비용 회수가 빠른 신재생에너지원에 우호적이며 각국 정부가 기후변화를 심각하게 고려할 경우 더욱 확장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