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cal, Heath

줄기세포 개척자, 사기꾼과 손잡다

장종엽엔에스 2015. 2. 12. 08:30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 2015-02-12
"인간 환자와 유전적으로 일치하는 배아줄기세포를 만들었다고 거짓으로 주장했던 사람과 실제로 그 일을 해낸 과학자가 공동연구를 할 계획"이라고 한국의 한 일간지가 어제 아침 보도했다. 이 기사에 의하면, 중국의 한 재생의학 업체가 재정후원을 할 것이라고 한다.

두 과학자의 조합은 어울리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2006년 황우석은 Science에 발표했던 논문 2편을 철회해야 했다. 그가 이끄는 연구진은 이 논문들에서, "복제양 돌리와 같은 기술을 이용하여, (다양한 질병에 걸린) 인간과 유전적으로 일치하는 배아줄기세포를 만들었다"고 주장했었다. 조사 결과 모든 주장이 허위로 밝혀지자 황우석은 국립서울대학교에서 해고되고, 나중에 연구비 횡령 및 생명윤리법 위반으로 기소됐다가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그 후 황우석은 서울에 있는 수암생명과학연구재단에서 조용히 동물(특히 애완견) 복제를 계속해 왔다(http://www.sciencemag.org/content/343/6168/244.full?sid=44932974-a210-4517-9470-2c81073328dd). 참고로, 수암은 황우석의 후원자들이 그를 위해 특별히 설립한 사설 연구소다(http://en.sooam.com/main.html).

서울대 조사위원회가 사기 판정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황우석은 2014년 2월 자신의 기술에 대해 미국특허를 획득했다. 한편 미국 오리건 보건과학대학교의 수크라트 미탈리포프 박사는 최근 영장류 줄기세포 연구에서 일련의 획기적인 성과들을 거뒀다. 그는 2013년 5월 돌리 기술(공식적으로 말하면, 체세포핵치환)을 이용하여 복제된 인간배아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했고, 그중에는 유전질환에 걸린 아기 한 명의 줄기세포도 포함되어 있다"고 보고했다(http://www.sciencemag.org/content/340/6134/795.summary). 보다 최근에는 미토콘드리아병 예방을 위한 유전자대체와 관련된 논문 여러 편을 발표했으며, 자신의 연구를 상용화하기 위해 미토게놈 세라퓨틱스(MitoGenome Therapeutics)라는 바이오업체를 설립했다.

황우석은 대한민국 동아일보와의 독점 인터뷰에서, "나, 미탈리포프, 쉬샤오춘(중국 우시 소재 보야라이프 그룹 회장) 세 사람이 복에의 메커니즘을 공동연구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http://news.donga.com/Main/3/all/20150209/69541823/1). 보야라이프 그룹은 줄기세포와 재생의학의 연구 및 상용화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약 9,300만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한다.

동아일보에 의하면, 황우석과 미탈리포프는 처음에는 동물복제에 집중하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인간을 대상으로 한 연구로 옮아갈 예정이라고 한다. 동아일보에 의하면, 황우석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한다. "미탈리포프는 영장류 줄기세포에 강점이 있고, 나는 세포핵이식에 강점이 있다. 따라서 우리는 `서로 힘을 합칠 경우, 모계유전병(maternal line genetic disease)의 치료분야에서 획기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데 의견일치를 봤다. 우리의 공동연구소는 한국의 까다로운 생명윤리 규제를 피하기 위해 중국에 설립될 예정이다."

수암의 관계자는 Science와의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동아일보 기사는 정확하다"고 확인해 줬다. 보야라이프 그룹의 관계자는 관련사진을 보내왔는데. 이 사진에는 황우석과 미탈리포프가 1월 13일 제주도에서 계약을 맺는 장면이 담겨 있다. 한편 미탈리포프는 확인 및 논평 요구에 아직 응답하지 않고 있다.

※ 첨부사진 설명: 미탈리포프(맨 왼쪽; 오리건 보건과학대학, 미토게놈세라퓨틱스)와 황우석(오른쪽에서 두 번째; 수암생명과학연구재단), 그리고 두 명의 다른 사람들이 공동연구계약서에 조인한 후 악수를 나누고 있다(보야라이프 제공).

※ 참고기사
1. 황우석을 넘어서: 미국의 과학자들, 체세포복제 기술로 인간 배아줄기세포 제조 성공 http://mirian.kisti.re.kr/futuremonitor/view.jsp?cont_cd=GT&record_no=238808
2. 돌아온 황우석: 버림 받은 과학자는 스스로 명예를 되찾을 수 있을까? http://mirian.kisti.re.kr/futuremonitor/view.jsp?cont_cd=GT&record_no=2441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