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광속보다 더 느리게 진행하는 맵시 있는 광자

장종엽엔에스 2015. 1. 26. 08:39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 2015-01-26
신년 몸매관리 계획으로 분투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몸매가 엉망일 때에 더 느리게 움직인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사실은 빛에 대해서도 똑같이 들어맞는 것 같다. 빛은 일정한 속도로 진행한다는 것이 지금까지 물리학자들의 생각이었다.

빛이 서로 다른 물질을 통과할 때 더 천천히 진행한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굴절(refraction)로 알려진 이 현상은 물 컵 밖으로 삐져나온 음료빨대가 꺾여 보이는 것과 같은 착시를 만든다. 그러나 초속 30만 킬로미터가 조금 안 되는 진공에서의 빛의 속력은 확고한 상수이며 알버트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의 상대성이론을 포함한 현대 물리학의 많은 부분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 속력은 물리학자들이 하나의 문자 c를 부여할 정도로 대단히 중요하다. 그런데 이번에 그것이 완전히 옳지만은 않다는 것을 영국 글래스고대(University of Glasgow)의 마일스 파젯(Miles Padgett)과 그의 동료들이 증명했다. 전통적으로 위아래로 구부러진 선이라고 학교에서 배웠던 평면파로 진행하는 빛은 항상 c로 진행하지만, 더 복잡한 파동 구조를 가진 빛은 대략 천분의 1퍼센트 정도 약간 더 느리게 진행한다.

연구팀은 2가지 종류의 형태를 가진 빛을 연구함으로써 이러한 기이함을 밝혀냈다. 2가지 형태의 빛이란 동심 빛 고리들처럼 보이는 베셀 빔(Bessel beam)과 진행함에 따라 퍼지는 가우시안 빔(Gaussian beam)이다. 그들은 자외선 레이저를 이용하여 광자 쌍들을 발생시켰고, 한 광자는 필터에 통과시켜 베셀 빔이나 가우시안 빔의 형태를 갖도록 만들었다. 두 광자들은 1미터를 진행한 뒤에 검출기에 부딪치므로 동일한 시간에 도달해야 하지만, 모양을 가진 광자는 약간 지체되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일까? 생각할 수 있는 한 가지 방식은 구조화된 빔의 빛 일부가 ‘잘못된(wrong)’ 방향, 즉 전진하는 대신 옆으로 이동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빔 내부의 에너지 분포에 대한 엄밀하게 정확한 묘사는 아니지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상상하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파젯은 말했다. “과학의 엄격한 규율은 환영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개인적으로는 그것이 유용한 개념이라고 생각한다”고 그는 말했다.

“그렇지만 아직 물리학 교과서를 찢어버리지는 마라. 매우 정밀한 비행시간 측정(time-of-flight measurements)과 같은 특정한 짧은 범위의 실험에만 영향을 주기 때문에 그 영향은 작을 것 같다. 우리는 아인슈타인에게 도전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파젯은 말했다. 이 효과의 암시는 다른 실험들에서도 관찰된 바 있지만, 이전에는 아무도 명확히 정의한 적이 없었다고 이스라엘 와이즈만과학원(Weizmann Institute of Science)의 울프 리온하트(Ulf Leonhardt)는 말했다. “이번 실험은 구조화된 광 빔의 광자들의 속력이 직접 측정된 최초의 명확하고 명백한 실험”이라고 그는 말했다. 이제 물리학자들이 그것을 이해한 이상, 그것을 활용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나는 단기적으로 직접적인 응용은 예상하지 않는다. 그러나 중요한 근본적인 물리학은 항상 장기적으로 영향을 끼치며 응용된다”고 그는 말했다.

* 관련논문 : Science, DOI: 10.1126/science.aaa30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