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cal, Heath
충격! 마이너리티 리포트가 현실로: 뇌영상 분석으로 흉악범의 재범 여부 판정
장종엽엔에스
2015. 1. 6. 11:16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 2013-03-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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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비영리 연구단체인 마인드 리서치 네트워크(Mind Research Network, 뉴멕시코주 앨버커키 소재)의 켄트 킬 박사(신경과학)가 이끄는 연구진은 출소를 앞둔 96명의 남성 재소자들을 대상으로, 「뇌 영상 패턴과 재범률 간의 상관관계」를 연구하기로 결정했다. 연구진은 제소자들에게 컴퓨터를 이용한 과제를 부여하고, 그들이 과제를 해결하는 동안 그들의 뇌를 fMRI(functional magnetic resonance imaging)로 촬영했다. 과제의 내용은 `재소자들의 충동적 반응(impulsive reaction)을 억제한 상태에서 신속한 의사결정을 내리게 하는 것`이었으며, 연구진은 운동제어(motor control) 및 결정기능(executive functioning)에 관여하는 뇌의 영역(ACC)을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fMRI 분석이 끝난 후, 연구진은 출소한 재소자들의 행적을 4년 동안 추적조사했다. 연구 결과, 컴퓨터 과제 수행 시에 ACC의 활성이 낮았던 사람들은 그렇지 않았던 사람들보다 재범의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 결과는 나이, 약물 및 알코올 남용, 사이코패스 특성(psychopathic traits) 등의 다른 위험인자들을 배제한 경우에도 달라지지 않았다. 즉, ACC의 활성이 하위 50%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상위 50%의 사람들보다 `모든 범죄로 인한 재구속`(rearrest for all crimes) 확률이 2.6배 높았으며, 비폭력적 범죄로 인한 재구속 확률은 4.3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상의 연구결과를 정리하여 미 학술원회보(PNAS) 3월 25일호에 발표했다(참고논문 1). 콜로라도 대학의 토르 웨이저 박사(신경과학)는 "최근 신경영상(neuroimaging)을 이용하여 인간의 특정 행위를 예측하려는 시도가 증가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뇌 영상과 구체적 임상결과를 연결지음으로써 사회적 함의가 높은 뇌활동 패턴을 찾아내는 성과를 올렸으며, 그 응용 가능성이 무궁무진해 보인다"고 논평했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보다 신뢰성 높고 일관된 연구결과를 얻으려면 많은 후속연구가 필요하다"고 말을 아끼면서도, "흉악범 중에서 고위험군과 저위험군을 가려내는데 이번 연구를 응용하는 것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ACC의 활성 하나만을 갖고서 재범 여부를 판정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번 연구의 대상이 된 ACC는 인간의 뇌에서 가장 빈번하게 활성화되는 영역으로, 모든 종류의 과업수행과 심리학적 상태에 관여한다. 다양한 요인들이 ACC의 활성을 저하시킬 수 있는데, 그 중에는 충동성, 카페인, 혈관건강, 성취동기, 신경효율(neural efficiency) 등이 포함된다. 하지만 이 모든 요인들을 범죄와 관련시킬 수는 없다"고 웨이저 박사는 말했다. 소위 범죄 예측(crime prediction)은 1956년 딕이 발표한 <마이너리티 리포트>라는 단편소설의 주제였다. 이 소설은 2002년 스티븐 스필버그에 의해 영화화됐는데, 개봉 직후 `사전 처벌` 문제, 즉 "과학적 범죄 예측을 통해, 범죄를 저지르지 않은 사람을 미리 체포·처벌할 수 있는가?"라는 쟁점을 놓고 격렬한 윤리적 논쟁을 일으킨 바 있다. "뇌영상 분석은 공상과학 소설에 등장하는 천리안과는 차원이 다르다. 그러나 설사 뇌영상 분석을 토대로 한 범죄 예측이 과학적으로 타당하더라도, 법적·사회적 함의를 곰곰이 따져볼 필요가 있다. ACC의 활성(activity)과 같은 신경생물학적 마커(neurobiological markers)는 형의 선고나 가석방과 같이 「위험부담이 높은 결정」보다는, `재활치료가 필요한 재소자를 선별하는 문제`와 같이 「위험부담이 적은 결정」에 적용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연구진은 결론지었다. "이번 연구결과에 대한 과도한 열광이나 과도한 비판은 금물이다. 이러한 극단적 반응은 이제 막 태동 단계에 있는 「신경영상의 임상적 응용에 대한 연구」에 장기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웨이저 박사는 말했다. ※ 참고논문: 1. Aharoni, E. et al. Proc. Natl Acad. Sci. USA http://dx.doi.org/10.1073/pnas.1219302110 (2013). 2. Yarkoni, T., Poldrack, R. A., Nichols, T. E., Van Essen, D. C. & Wager, T. D. Nature Methods 8, 665?670 (20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