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피부에 빛을 쪼여 혈관증식을 촉진한다
장종엽엔에스
2014. 12. 22. 09:43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 2014-12-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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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 동안, 과학자들은 빛을 이용하여 배양접시 위의 세포를 화학적으로 조작하는 데 성공했지만, 살아 있는 생물체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는 번번이 실패를 거듭해 왔다. 생물체에는 수백 가지의 상이한 세포유형들이 존재하고 있으며, 생물학적 분자의 수는 그것보다 훨씬 더 많기 때문이다. 이에 조지아 공대의 안드레스 가르시아 교수(생명공학)가 이끄는 연구진은 하이드로젤(hydrogel)에 RGD 펩타이드(RGD peptide)를 스며들게 하는 방법에 눈을 돌렸다. (RGB 펩타이드는 인체가 세포에게 부착과 증식을 지시할 때 사용하는 신호전달용 펩타이드다.) 연구진은 하이드로젤에 RGB 펩타이드를 스며들게 한 후, RGB에 또 하나의 분자를 부착하여 RGB 펩타이드의 작동을 중단시켰다. 그리고는 하이드로젤에 UV를 쪼이자, RGB에서 분자가 떨어져 나가며 RGB 펩타이드가 활성화되었다. In vitro 실험에 성공한 연구진은 동물실험으로 이행했다. 연구진은 마우스의 등에 상처를 낸 후, 피부 밑에 (RGB 펩타이드가 배어 있는) 하이드로젤을 이식했다. 그리고는 3개 시점(이식 직후, 7일 후, 14일 후)에 UV를 쪼였다. 실험 결과, UV를 쪼인 시점에 무관하게 하이드로젤 주변의 세포들이 증식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단, 이식 직후에 RGB 펩타이드가 활성화된 경우, 마우스의 면역계가 그것을 침입자로 인식하여, 그 주변에 상처 조직(scar tissue)을 생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식 후 7일 또는 14일 동안 RGB 펩타이드가 휴면상태를 유지하는 경우, 하이드로젤은 마우스의 조직에 원활하게 통합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이상의 연구결과를 정리하여, 이번 주 Nature Materials에 기고했다. 다음으로, 연구진은 RGD 펩타이드가 충전된 하이드로젤에 VEGF(vascular endothelial growth factor: 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를 추가해 봤다. 그러자 RGB만 충전된 하이드로젤은 혈관증식을 별로 촉진하지 못했지만, VEGF가 추가된 하이드로젤은 혈관증식을 촉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로 형성된 혈관은 기존의 혈관망과 잘 어울리며, 마우스의 혈액을 하이드로젤 쪽으로 공급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에 의하면, 이것은 매우 중요한 발견이라고 한다. 왜냐하면, 실험실에서 배양된 조직을 생체에 이식하는 경우, 혈관을 통한 영양공급이 이루어지지 않아, 이식된 조직이 오랫동안 생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의 문제점은, RGB 펩타이드에 부착된 분자를 떼어내 RGB 펩타이드를 활성화하기 위해 UV를 사용했다는 것이다. UV는 피부 깊숙이 침투할 수 없어, 90%가 (0.5mm에 불과한) 마우스 피부의 바깥층에 흡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피부를 통과한 10%만으로도 RGB 펩타이드를 활성화시킬 수는 있었다. 그러나 이 방법을 (마우스보다 피부가 두꺼운) 인간에게 적용하는 데는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이에 연구진은 (UV보다 침투력이 강한) 적외선을 사용하는 방법을 개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UV는 피부를 손상시키고 암을 초래할 수 있지만, 적외선은 그렇지 않다는 추가적인 이점도 있다. "이번 연구는 매우 흥미롭다. 연구진은 `빛을 이용한 생체분자의 시간적 공간적 제어`가 in vivo에도 적용될 수 있음을 최초로 입증했다. 그러나 인간의 상처는 마우스보다 크므로, 상처조직이 생성되기 쉽다. 따라서 상처형성과 염증을 차단하면서 상처 치유를 촉진하는 방법이 필요해 보인다"고 스위스 연방공대의 마티아스 뤼톨프 교수(줄기세포 생명공학)는 논평했다. 존스홉킨스 대학교의 제니퍼 엘리시프 교수(생명공학)는 이번 연구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UV의 피부통과가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응용 가능한 분야가 많다. 예컨대 신체의 염증반응을 최소화하면서 이식물 속으로 혈관이 증식하도록 할 수 있다면, 당뇨병 환자의 피부에 포도당 센서를 이식하여 혈당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수도 있다. 좀 더 일반적으로 말하면, 이 기술은 인체와 이식물 간의 상호작용을 조작하는 신기원을 열었다고 할 수 있다"고 그녀는 말했다. ※ 원문정보: Andrés J. García, "Light-triggered in vivo activation of adhesive peptides regulates cell adhesion, inflammation and vascularization of biomaterials", Nature Materials (2014) doi:10.1038/nmat4157, Published online 15 Decemb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