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cal, Heath
신속한 에볼라 진단법의 보급을 촉구하는 전문가들
장종엽엔에스
2014. 12. 18. 08:08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 2014-12-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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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와 비영리기관인 FIND(Foundation for Innovative New Diagnostics)가 공동으로 주최한 이번 회의에서, 전문가들은 비숙련인력도 사용할 수 있는 진단법, 전기가 필요 없는 진단기구, 배터리나 태양전지로 구동되는 진단기구, 40 °C 이상의 온도에서 견딜 수 있는 시약을 사용하는 진단법 등에 관해 논의했다. 또한 전문들은 그러한 진단기구를 서아프리카 지역에 널리 보급하는 방법을 논의하고, 향후 6개월간에 걸쳐 진단기구의 이용률을 향상시키는 계획도 수립했다.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에볼라 창궐을 종식시키는 전략이 중대한 전환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에볼라 진단이 지역별로 확대되면, 에볼라의 전파를 막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치료 치연도 최소화시킬 수 있다. 에볼라 환자들이 사망하는 이유는 출혈, 구토, 설사로 인해 체액이 신속하게 상실되어 심장이 멈추고 다른 기관들이 부전상태에 빠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핵심은 시간이다. 에볼라를 빨리 진단해야만 환자의 목숨을 살릴 수 있다"고 UCSF의 대니얼 켈리 박사는 말했다. 켈리 박사는 시에라리온에서 에볼라 환자들을 치료해 왔다(Nature 513, 145; 2014). 현재 이용 가능한 에볼라 진단방법들은 대부분 RT-PCR(reverse-transcriptase polymerase chain reaction)이라는 기술에 의존하고 있다. RT-PCR은 혈액과 기타 체액 중에 존재하는 에볼라 바이러스 특유의 유전자 시퀀스를 탐지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감도가 매우 높지만, (고도의 생물학적 안전장치가 구비된) 정교한 실험실과 숙련된 과학자들을 필요로 한다. 더욱이 지속적인 전력공급과 냉장처리가 필수적이므로, 이 방법은 가격이 비싸 건당 약 100달러의 비용이 소요된다. 이러한 문제점 때문에 RT-PCR 방식은 서아프리카의 에볼라 창궐지역에서 사용되기가 어려워, 지난 9월 8일 WHO는 `다른 독립적인 진단장치를 검토하라`는 비상조치를 내렸다. RT-PCR을 대체할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 장치는 독립된 실험실로 보내져 제조업자의 주장이 타당한지를 테스트받게 된다. WHO 및 기타 UN 기구는 테스트에 합격한 장치를 구입하여 1년간 긴급진단장치로 활용하게 된다. 지금까지 WHO는 진단장치 전문 생산업체들로부터 17개의 신청서를 받아 놓고 있다. WHO는 후보자 명단을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선정대상 업체와 장치 이름은 대충 알려져 있다. 그중에는 13건의 RT-PCR 테스트가 포함되어 있는데, 기존의 장치와는 달리 사용하기 쉽도록 변형된 것들이다. 많은 진단장치들은 (최소한 부분적으로) 자동화되어 있는데, 그중에서 가장 사용하기 쉬운 것은 혈액을 장치에 로딩한 후 버튼을 누르고 기다리면 한 시간 만에 결과가 나온다고 한다. 현장의 열악한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고안된 장치들도 있다. FIND의 최고과학책임자인 마크 퍼킨스 박사에 의하면, 빠르면 내년 초에 이들 장치 중 몇 가지가 WHO의 사용승인을 얻게 될 것이라고 한다. 나머지 4개의 장치들은 혈액과 기타 체액에 존재하는 에볼라 항원을 검사하는데, OTC 임신진단시약과 동일한 검사지(strips)와 분석기법(ELISA: enzyme-linked immunosorbent assay)을 사용한다. 이 장치들은 가격이 저렴하고 대상생산이 가능하며, 전력공급이나 냉장이 필요없는 데다 혈액 한 방울만 있으면 검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이 방법에는 몇 가지 단점이 있다. ELISA에 사용되는 검사지는 RT-PCR보다 감도가 훨씬 더 낮아, 증상이 발현된 직후에 에볼라를 진단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다른 기술을 사용하는 항원기반진단법(antigen-based tests) 중에는 에볼라를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것도 있다. 아프리카의 경우 항원기반진단법의 정확성이 특히 중요하다. 왜냐하면, 여러 가지 병원체(예: 말라리아, 결핵, 간염)에 대한 항원들을 동시에 보유한 환자들이 많아, 검사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실험실에서는 에볼라에 대한 감도를 높이기 위해 변형된 검사방법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것이 현장에서 채취된 혈청에는 적용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항원기반 에볼라 진단법을 개발하고 있는 툴레인 대학교의 로버트 게리 교수(바이러스학)는 자신감에 가득 차 있다. 왜냐하면 그는 유사한 방법을 이용하여 라사열(Lassa fever) 진단법을 개발하는데 성공한 경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현재 코제닉스 블룸필드(Corgenix of Bloomfield)라는 진단키트 전문업체와 함께 일하고 있는데, 시에라리온에서 초기 현장실험을 성공리에 마친 상태다. 그러나 퍼킨스 박사는 신중론을 펴고 있다. "WHO가 현장에서 독립된 실험을 실시할 때까지는, 새로운 에볼라 진단법에 대한 판단을 유보해야 한다"고 그는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