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마이크로소프트의 공동창업자 폴 앨런, 세포생물학에 뛰어들다

장종엽엔에스 2014. 12. 10. 08:33

http://mirian.kisti.re.kr/futuremonitor/view.jsp?record_no=253796&cont_cd=GT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 2014-12-10
억만장자 비즈니스맨으로 마이크로소프트의 공동창업자이자 자선사업가인 폴 앨런이 마우스의 기본 생명단위, 즉 세포를 연구하는 데 1억 달러를 쏟아부을 계획이다.

12월 8일에 문을 연 앨런 세포과학연구소(The Allen Institute for Cell Science)는 워싱턴주 시애틀에 있는 앨런 뇌과학연구소를 모델로 한 것이다. 앨런 뇌과학연구소는 2003년 이래 수억 달러를 들여 뇌지도를 만드는 데 주력해 왔다. 뇌지도는 뇌 안에서 `특정 유전자가 활성화되는 장소`나 `멀리 떨어져 있는 뉴런들이 교신하는 방법`에 관심이 있는 신경과학자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것으로 자리잡았다.

"우리 연구소의 첫 번째 프로젝트는 일종의 `세포 관측소(cell observatory)`를 개발하는 것이다. 이것은 세포의 부분품들(예: 리보솜, 미소관, 미토콘드리아)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떻게 상호작용하고 작동하는지를 보여주게 될 것"이라고 초대 소장을 맡은 릭 호르위츠 박사(세포생물학)는 말했다. 그는 새로운 앨런 연구소의 지휘봉을 잡기 위해 버지니아 대학교에 있는 세포생물학 연구소의 문을 닫았다. "우리의 `세포 관측소`는 세포 안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활동들을 전반적으로 바라보게 될 것이다. 앨런 세포과학연구소에 소속된 70여 명의 과학자들은 힘을 한데 모아, 개인적 관심사보다는 관측소의 전반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게 될 것이다. 우리의 이번 프로젝트는 맨해튼 프로젝트와 매우 흡사하다"고 호르위츠 박사는 말했다.

아무리 「세계에서 27번째로 돈이 많은 사람」의 지원을 받는다 해도, `모든 종류의 세포들에 대해 세세한 부분까지 매핑(mapping)하라`는 것은 무리한 요구가 아닐 수 없다. "우리는 너무나 엄청난 과업에 짓눌려 큰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 그래서 우리는 과업 달성을 위해 신중한 의사결정을 내릴 예정"이라고 호르위츠 박사는 말했다.

그러한 의사결정 중 일부는, 올해 선도적 세포생물학자들이 가졌던 몇 번의 모임을 통해 이미 내려졌다. 앨런 세포과학연구소는 실험실에서 인간 유도만능줄기세포(iPS 세포)를 두 가지 세포유형(심근세포, 상피세포)으로 분화시키면서, 그 과정을 면밀히 분석할 예정이다. 이 두 종류의 조직이 우선적으로 선택된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로는 중요한 질병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이며(심근세포는 심장질환과, 상피세포는 대부분의 암과 관련되어 있다) , 둘째로는 실험실에서 반복적으로 생성하고 배양하기가 비교적 용이하기 때문이다.

연구소의 궁극적 계획은 여러 가지 세포주(cell line)들을 만들어, 세포의 다양한 구성요소들이 다양한 자극(예: 감염, 약물에의 노출)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그 결과 생성된 데이터는 (세포가 다양한 조건에서 어떻게 작동할 것인지를 예측하는) 컴퓨터 모델을 구축하는 지침으로 사용될 것이다. 또한 연구소는 관련 정보를 인터넷으로 공개하는 한편, 세포주들을 전세계에 보급하여 다른 과학자들의 연구를 돕게 될 것이다.

이번에 앨런이 제공하는 1억 달러의 초기 투자자금은 5년 동안 사용될 금액이며, 그 후 앨런은 세포과학연구소의 업적을 평가하여 계속지원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한다. 2003년 앨런이 설립했던 뇌과학연구소 역시 1억 달러의 초기자금으로 출범했으며, 그 후 추가로 4억 달러를 더 지원받았다. 뇌과학연구소의 CEO인 앨런 존스에 의하면, 세포과학연구소의 성공 여부는 `연구성과`와 `생물학에의 광범위한 영향`이라는 두 가지 척도를 기준으로 평가될 것이라고 한다. "세포과학연구소는 고품질 제품을 생산하여, 많은 이들의 신뢰를 받아야 한다"고 그는 말했다.

"현재 많은 신경과학들이 앨런 뇌과학연구소의 뇌지도를 바탕으로 하여 연구를 시작하듯이, 앨런 세포과학연구소의 `세포관측소`는 많은 세포생물학자들이 연구를 시작하는 출발점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라고 연구소의 자문위원으로 임명된 텍사스 대학교 사우스웨스턴 메디컬센터의 샌드러 슈미트 박사(세포생물학)는 말했다. 한편 스위스 연방공대의 루에디 에버솔드 교수(시스템생물학)는 세포생물학연구소의 출범을 반기면서도, "세포생물학에 지워지지 않는 흔적을 남기려면 5년으로는 부족하며,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UCSD의 트레이 아이데커 교수(시스템생물학)는 `세포의 거동을 예측한다는 것은 매우 흥미롭지만, 욕심이 과한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내 생각에는 초점이 필요해 보인다. 호르위츠 박사가 할 일은, 세상 사람들에게 세포과학연구소의 목표가 뭔지를 구체적으로 밝히는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