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cal, Heath

노화방지 약물의 새로운 실험대상: 애완견

장종엽엔에스 2014. 11. 26. 10:50

http://mirian.kisti.re.kr/futuremonitor/view.jsp?is_cd_2_s=01&issue_no_s=3&record_no=252412&cont_cd=GT&is_cd_1=IS01&is_cd_2=01&is_cd_3=3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 2014-10-31
실험실 연구에서, 이스트, 꼬마선충, 마우스를 다양한 화합물로 처리할 경우 수명이 연장되는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그러나 동물실험을 통과한 많은 유망한 후보약물들이 임상시험에서는 참담한 실패를 거뒀다. 이번주에 과학자들은 `항노화(수명연장) 약물`의 새로운 실험대상으로 애완견을 제시했다. 과학자들이 주목하고 있는 약물은 라파마이신(rapamycin)이다. 라파마이신은 현재 신장이식 환자들의 이식거부반응 예방을 위한 약물칵테일(drug cocktail)의 일부로 사용되고 있고, 마우스의 수명을 연장(수컷은 13%, 암컷은 9%)시키는 것으로 입증된 바 있다(D. E. Harrison et al. Nature 460, 392–395; 2009).

하지만 라파마이신이 인간의 수명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 인간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비용도 많이 들거니와, 시간도 오래 걸린다는 문제점이 있다. 더욱이 라파마이신은 더 이상 특허를 낼 수가 없어, 제약사들은 라파마이신의 효능을 입증하는 데 투자할 의향을 보이지 않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라파마이신은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어서, `청춘의 샘(fountain of youth)`으로 등극하는데 결격사유를 갖고 있기도 하다. 예컨대 라파마이신은 신장이식 환자의 당뇨병 발병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O. Johnston et al. J. Am. Soc. Nephrol. 19, 1411–1418; 2008). 그러나 과학자들은 "저용량의 라파마이신은 건강한 개(犬)에게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 세상에 얼마간의 부작용을 초래하지 않는 약물은 없다. 문제는 `그 부작용이 감내할 수준인가 아닌가`일 뿐"이라고 바숍 수명/노화연구소(텍사스주 샌안토니오 소재)의 랜디 스트롱 박사(노인학)는 말했다.

워싱턴 대학교의 매트 캐벌린과 대니얼 프로미슬로브 교수(분자생물학)는 10월 28~29일 시애틀에서 열린 회의에 노화 전문가와 수의학자들을 초청하여, "라파마이신의 수명연장 효과를 입증하기 위해 저용량의 라파마이신을 투여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동물실험 설계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두 사람은 수명 8~10년의 대형견들을 대상으로 라파마이신의 효능을 테스트하고 싶어하는데, 일단 6~9세의 개들에게 라파마이신을 투여해 볼 계획이다. 먼저 예비연구에서는 약 30마리의 개를 사용하여, 그중 절반에게 라파마이신을 단기간 동안 투여하여 심장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관찰하고, 그밖의 건강과 관련된 제(諸)지표들을 측정할 예정이다. 예비연구의 기간은 약 3년이지만, "라파마이신이 심장기능이나 그밖의 건강지표를 개선시키는지를 확인하는 데는 훨씬 짧은 기간(예컨대 몇 개월)으로도 충분할 것"이라는 것이 두 사람의 입장이다.

라파마이신은 세포증식에 관여하는 단백질에 작용하는 것으로만 알려져 있을 뿐, 작용 메커니즘은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 라파마이신은 노화과정 자체를 지연시키기거나, 노화관련 질환(age-related diseases)의 발병을 예방해 주는 것으로 생각되는데, 하나의 가설은 "주로 암 발병을 예방함으로써 수명을 연장시킨다"는 것이다.

"애완견은 마우스보다 현실적인 실험대상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애완동물들은 주인(인간)과 동일한 환경에 노출되어 있고, 인간과 마찬가지로 노인성 질병을 앓기 때문"이라고 캐벌린 교수는 말했다. (그는 적절한 시기가 되면, 자신이 기르는 독일산 셰퍼드도 실험에 참가시킬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캐벌린과 프로미슬로브 교수의 추론이 합당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우리는 `나이든 애완견이 라파마이신의 효과를 볼 수 있을지`에 대해 토론했으며, `개가 인간을 대신할 수 있는 훌륭한 모델`이라는 데 의견의 일치를 봤다"고 잭슨연구소의 데이비스 해리슨 박사(생리유전학)는 말했다. (해리슨 박사는 마우스를 대상으로 라파마이신의 효과를 연구한 바 있다.)

캐벌린과 프로미슬로브는 이번 예비연구를 위해 워싱턴 대학교로부터 20만 달러의 연구비를 지원받았다. 그러나 향후 수백 마리의 개를 대상으로 몇 년 동안 대규모 연구를 수행하려면 훨씬 더 많은 자금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수명연장 메커니즘을 규명하려면, 수천 마리의 개들을 대상으로 정상적인 노화과정을 연구해야 한다.

시애틀에서 열린 회의에서, 참가자들은 다양한 문제들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그중에는 `애완견의 소유자들에게 연구비를 모금할 것인지`, `(만약 애완견 소유자들에게 연구비를 기부받은 경우) 기부자의 애완견에게 우선적으로 라파마이신을 투여할 것인지`와 같은 현실적인 문제도 있었다. 이에 대해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엄밀한 연구를 위해, 실험군과 대조군 할당은 무작위적으로 하는 것이 원칙"이라는 견해를 보였다. "이번 연구는 사람들이 애지중지하는 애완견을 대상으로 실시된다는 점에서 매우 특수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는 그 문제를 다루는 방법에 대해 아무런 결정도 내리지 않았다"고 캐벌린 교수는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