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cal, Heath
상처회복과정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는 안드로겐 수용체
장종엽엔에스
2010. 1. 8. 23:08
KISTI 『글로벌동향브리핑』 2010-01-05 | ||||||
이번 연구는 상처치유에 대한 분자수준의 메커니즘에 근거하고 있다. 인체가 상처를 입으면 - 마치 재난현장으로 출동하는 응급구조대와 같이 - 무수한 세포들이 현장으로 달려온다. 그중 일부 세포들은 특정 화학메신저를 분비함으로써 각계의 지원을 요청하는 역할을 하고, 다른 세포들은 보다 많은 세포들을 현장에 파견하는 역할을 한다. 이처럼 상처가 발생한 좁은 공간에서는 한마디로 일대 혼란이 발생하는데, 이러한 인체의 반응을 염증반응(inflammation response)이라고 한다. 대부분의 경우 인체는 수십 가지의 행동대원들을 이용하여 이러한 혼란을 수습함으로써 상처를 효과적이고 신속하게 치료한다. 하지만 종종 염증이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도 있다. 동맥경화나 천식을 비롯한 많은 염증성 질환들은 성별에 따라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는데, 이는 성호르몬이 염증의 발생과정에 관여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연구진은 성호르몬이 염증에 관여하는지의 여부를 밝혀내기 위해 상처치유에 관여하는 여러 종류의 상이한 염증세포들을 연구하였다. 연구진은 마우스를 대상으로 하여 특정 염증세포의 안드로겐 수용체를 불활성화하고 다른 염증세포의 안드로겐 수용체는 그대로 유지되게 하였다. 그리고는 ASC-J9이라는 실험약물을 이용하여 안드로겐 수용체를 차단하고 그 결과를 지켜보았다. [ASC-J9는 카레에서 추출된 성분을 기반으로 하여 합성된 화합물로서, 안드로겐 수용체를 선택적으로 차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ASC-J9는 현재 여드름치료제로서의 효능을 검증받기 위해, 샌디에이고 소재 안드로사이언스사(AndroScience Corp)에 의해 임상 2상에 계류되어 있다.] 그 결과 안드로겐 수용체는 대식세포를 자극하여 TNF-α를 생성하게 하고, TNF-α는 인체의 염증반응을 자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첨부그림 및 하단의 그림설명 참조). 또한 안드로겐 수용체는 대식세포를 상처부위로 동원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연구진이 안드로겐 수용체를 차단하자, 상처 부위에 동원된 대식세포의 수가 감소하고 TNF-α의 수준이 감소하였으며, 그 결과 상처의 치유가 훨씬 신속하게 진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상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하여, 안드로겐 수용체를 차단함으로써 상처의 치유를 촉진할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하였다. 현재 다양한 의학분야에서 안드로겐 수용체와 안드로겐 간의 상호작용을 차단하는 방법이 시도되고 있는데, 그중에서 대표적인 것은 진행성 전립선암이다. 의사들은 안드로겐 박탈요법(ADT: Androgen deprivation therapy)이라는 일종의 화학적 거세(chemical castration) 방법을 처방하여 테스토르테론의 공급을 차단한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은 발기부전, 성욕감퇴, 골다공증, 피로와 같은 심각한 전신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GTB2007110267). 따라서 연구진은 안드로겐의 흐름은 그대로 두고 특정 조직의 안드로겐 수용체만을 선택적으로 차단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현재 안드로겐이 특정한 상처부위나 인체의 특정부위에 도달하지 못하도록 차단하는 방법은 없다. 안드로겐의 작용을 차단하다 보면 부득이 전신의 안드로겐을 차단할 수밖에 없으며, 이 경우 특히 남성은 심각한 부작용을 겪게 된다. 필요한 조직에서만 안드로겐 수용체를 선택적으로 차단하는 방법을 개발하는 것은 전립선암을 치료하거나 상처치유를 촉진하기 위한 선결과제이다. 이는 매우 어려운 과제이지만, 그만큼 전망도 좋다."고 연구진은 말했다. 염증은 인체가 상처를 회복하고 외부의 침입자와 싸울 수 있도록 해 주는 매우 중요한 반응이다. 그러나 도를 지나치거나 (또는 부적절한 시간이나 장소에서 발생한) 염증은 건강을 해치고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안드로겐 수용체를 염증의 핵심 요인으로 부각시킴으로써, 자가면역질환이나 염증성질환이 성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원인을 규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연구는 마우스를 대상으로 하여 이루어졌지만, 임상적으로 많은 시사점을 던진다. 예컨대 노인이나 당뇨병환자와 같이 치유능력이 손상된 사람들의 경우 특정 세포의 안드로겐수용체를 차단함으로써 상처치유를 촉진하고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 Reference: "Monocyte/macrophage androgen receptor suppresses cutaneous wound healing in mice by enhancing local TNF-α expression", J. Clin. Invest. 119(12): 3739-3751 (2009). doi:10.1172/JCI39335 【그림 설명】안드로겐 수용체(AR)는 다양한 메커니즘을 통해 대식세포의 TNF-α 발현을 증가시켜 상처의 치유를 억제한다: 단핵구와 대식세포에 있는 AR의 기능은 안드로겐이나 (상처에 의해 유도되는) 기타 염증반응 인자에 의해 조절된다. 전반적으로 대식세포에서 분비되는 TNF-α는 AR에 의해 증가되며, 이는 TNF-R1을 경유하여 표적세포(각질세포/섬유모세포)에 작용하여 상처회복 억제를 매개한다. AR은 다음의 세 가지 메커니즘을 통하여 TNF-α를 증가시킨다. 첫째, AR은 혈류중에 순환하는 염증성 단핵구의 수를 증가시킨다. 둘째, AR은 염증성 단핵구의 CCR2 발현을 촉진하여 MCP1에 대응한 화학주성(chemotaxis)을 강화시킨다. 셋째, AR은 LPS의 자극에 대응하여 직접 대식세포의 TNF-α의 발현을 증가시킨다. ASC-J9로 치료하면 AR의 기능을 길항하여 상처치유를 촉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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