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cal, Heath

말라리아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동남아시아인의 유전자 돌연변이

장종엽엔에스 2009. 12. 21. 10:22

KISTI 『글로벌동향브리핑』 2009-12-15
동남아시아 사람들에게서 일상적으로 발견되는 돌연변이는 비혈증을 일으키지만 또한 말라리아에 대한 일종의 보호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새로운 연구를 통해서 발견되었다. 이 돌연변이는 가장 잘 알려진 강력한 말라리아에 대한 보호장치 역할을 하지 않지만 지금까지 잘 연구가 되지 않았던 온화한 형태의 기생충에 대한 보호역할을 한다. 과학자들은 이미 인간의 오랜 기간에 걸친 말라리아와의 전쟁의 경험은 우리의 유전체로 형성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예를 들어 사하라 사막 남부의 아프리카 인들의 1/3은 낫적혈구 빈혈 (sickle cell anemia)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는 돌연변이를 갖고 있지만 말라리아로부터 보호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이 변형된 적혈구 세포는 말라리아 기생충의 진입을 막는다. 연구자들은 다른 돌연변이가 매년 100만 명의 사람들을 죽이고 있는 아노펠레스 모기 (Anopheles mosquitoes)에 의해 전염되는 플라스모디엄 팔시파럼 (Plasmodium falciparum)이라는 말라리아 기생충으로부터 보호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최근 연구에서 프랑스 파리의 파스퇴르 연구소 (Pasteur Institute)의 유전학자인 아나바지 사쿤타바이 (Anavaj Sakuntabhai)와 동료들은 돌연변이 유전자에 의해 부호화되는 G6PD (glucose-6-phosphate dehydrogenase)라는 효소는 세포를 산화입자에 의한 손상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에 대해 연구했다. G6PD의 돌연변이는 신생아들의 황달을 일으키고 특정한 병원체의 감염 이후 일어나는 빈혈과 다른 문제들의 원인으로 생각되고 있다. 일부 돌연변이는 아시아나 아프리카의 특정지역에서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그래서 연구자들은 이 돌연변이가 다른 긍정적인 효과를 갖고 있을 것이라는 의심을 해왔으며 아마도 G6PD는 적혈구 세포에서 중요하기 때문에 말라리아로부터 보호하는 효과를 가질 것이라고 보았다. 하지만 아프리카에서 플라스모디엄 팔시파럼에 대한 연구에서는 G6PD의 돌연변이와 말라리아에 대한 효과 사이에 연관관계를 찾아내지 못했다.

그래서 사쿤타바이의 연구팀은 관심을 태국에서 말라리아를 일으키는 플라스모디엄 팔시파럼 기생충과 잘 알려지지 않은 사촌격인 플라스모디엄 비박스 (P. vivax) 기생충으로 돌렸다. 이 연구팀은 잘 알려진 의사이며 공공보건문제를 지원해온 현 태국국왕의 아버지인 마히돌 (Mahidol)의 이름을 따라 G6PD 돌연변이에 초점을 맞추었다. 이 돌연변이는 동남아시아와 미얀마에서 가장 일상적으로 일어난다. 사쿤타바이와 동료들은 처음에 말라리아가 창궐하고 있는 태국의 수안 풍 (Suan Phung)지역의 소수민족인 카렌족에 속하는 384명에 대한 유전적인 연구를 수행했다. 마히돌 돌연변이의 빈도는 24%였으며 최근에 유전체에서 일어난 자연도태현상을 알아내는데 도움이 되는 기술인 장기-단일형 검사 (long range hyplotype test)를 이용하여 연구자들은 최근 일어난 돌연변이가 자연도태를 통해 1500년 전에 일어났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과학자들은 말라리아는 인간들이 농사를 짖기 시작하면서 만들어진 괴어있는 물구덩이에서 서식하는 모기에 의해 전파되었다고 생각하고 있다. 연구자들은 카렌족이 티벳에서 이동하여 1500년 전에 쌀농사를 지기 시작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사쿤타바이는 말했다.

임상실험 연구에서 이 연구팀은 마히돌 돌연변이는 큰 차이를 가져온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7년 동안 이 돌연변이를 갖고 있는 사람들은 이 돌연변이를 갖지 않고 있는 사람들과 같이 동일하게 말라리아에 걸렸다. 하지만 이 돌연변이는 혈액 안에서 플라스모디엄 비박스 기생충의 숫자를 줄였다고 연구자들은 <사이언스>지에 보고했다 < Louicharoen, C. et al. Science 326 (5959): 1546-1549>. 이 돌연변이 유전자의 한 쌍만을 가지고 있는 여성은 30% 정도 적은 기생충을 갖고 있었고 두 쌍을 갖고 있는 여성은 61%가 적었다. G6PD는 x염색체에 존재하기 때문에 남성들은 대부분 한 쌍을 갖고 있을 뿐이다. 이들은 통제그룹보다 40% 정도 낮은 기생충을 갖고 있었다. 사쿤타바이는 “이 기생충은 전혀 행복하지 않다. 이 기생충은 이러한 상황에서 자랄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마히돌 돌연변이는 플라스모디엄 팔시파럼의 숫자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플라스모디엄 비박스는 보통 중요하지 않은 기생충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플라스모디엄 팔시파럼 기생충처럼 인간 유전체 형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영국 에든버러 대학의 말라리아 유전학자인 리처드 카터 (Richard Carter)는 말했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이러한 기존의 생각이 잘못되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플라스모디엄 비박스 기생충은 플라스모디엄 팔시파럼보다는 빠르게 죽음을 일으키는 기생충은 아니며 오늘날 대부분 사람들은 약물을 구입하여 치료하고 있다. 하지만 과거에 사람들은 반복적으로 오랜 기간동안 플라스모디엄 비박스로 인해 고생해왔다고 카터는 말했다. 그는 “마히돌 돌연변이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에게서 발견되는 기생충 밀도의 감소는 이들의 수명을 연장하고 이들이 좀더 많은 자식을 둘 수 있도록 한다”고 말했다. 사쿤타바이는 오늘날에도 플라스모디엄 비박스 기생충은 사람들이 생각한 것보다는 좀더 심각한 보건문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해 <PLoS Medicine>지에 발표된 논문에서 플라스모디엄 비박스는 파푸아 뉴기니아에서 어린이들을 죽이고 있으며 아직 발표되지 않은 연구논문에서 사쿤타바이 연구팀은 이 기생충은 감염이 완전히 끝난 지 한 달이 지나도록 빈혈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는 “최소한 우리는 플라스모디엄 비박스를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 그리고 우리는 이에 대한 연구를 좀더 수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설명: 동남아시아의 소수민족인 카렌족
출처: <사이언스> 2009년 12월 11일
참고자료:
Louicharoen, C. et al. (2009) ‘Positively selected G6PD-Mahidol mutation reduces Plasmodium vivax density in Southeast Asians’ Science 326 (5959): 1546-1549
Genton, B. et al. (2009) ‘Plasmodium vivax and mixed infections are associated with severe malaria in children: a prospective cohort study from Papua New Guinea’ PLoS Medicine 5 (6): e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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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sciencenow.sciencemag.org/cgi/content/full/2009/12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