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cal, Heath
트로이 목마 전술을 사용하는 우두바이러스
장종엽엔에스
2008. 6. 2. 21:41
KISTI 『글로벌동향브리핑(GTB)』 2008-04-26 |
우두바이러스(vaccinia virus)는 크기가 너무 커서 숙주의 세포로 침투하려면 특별한 전략을 사용해야 한다. ETH 취리히 생화학연구소의 연구진은 이 전략이 무엇인지를 밝혀 내었다. 우두바이러스는 숙주세포에 침투하기 위하여 세포의 쓰레기처리 메커니즘을 이용한다. 세포가 죽을 때 인근의 다른 세포들은 죽은 세포의 잔해를 섭취하는데, 이 과정에서는 대식세포와 같은 폐기물처리 전문가가 필요하지 않다. 세포는 특별한 분자(PS: 포스패티딜세린)을 이용하여 쓰레기를 감지한다. PS는 이중 세포막의 내부표면에 있는데, 세포가 죽어 산산조각이 나면 밖으로 삐져 나온다. 우두바이러스는 이 태그(PS)를 표면에 달고 다닌다. 그래서 우두바이러스의 표면에는 쓰레기가 축적되며, 우두바이러스는 자신이 쓰레기(죽은 세포의 잔해)인 것처럼 위장할 수 있다. 이와 동시에 면역반응이 억제되면서, 우두바이러스는 면역세포에 발각되지 않고 쓰레기처럼 숙주세포 안으로 도입된다. 우두바이러스가 세포 안으로 도입되는 과정은 거대飮작용(macropinocytosis)이라는 메커니즘을 통하여 이루어진다. 연구진은 바이러스의 이입과정을 추적하기 위하여 우두바이러스에 황색 형광단백질을 붙였다. 바이러스를 세포에 투여하자 바이러스입자는 絲狀위족(filopodia), 즉 액틴이 풍부한 섬유형 돌기(actin-rich filamentous extensions)에 결합하여 세포체를 향하여 이동하는 것으로 관찰되었다. 바이러스가 세포체에 도달하자, 세포막에서는 극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세포와 바이러스의 접촉점에는 직경 2 ± 0.57 μm의 거대한 구형의 수포(bleb)가 즉시 돌출하였고, 뒤어어 세포체를 따라 여러 개의 수포가 추가로 형성되었다. 바이러스는 수포의 생성을 촉발하는 직접적인 요인으로서, 바이러스는 세포 안에서 연쇄반응을 일으켜 수포가 돌출되고, 이것이 바이러스를 포획하여 세포 안으로 밀반입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바이러스는 트로이로 들어가기는 원하는 트로이의 목마이다. 트로이인들은 신호를 전달하여 외부인들에게 성문을 열게 하는 단백질이다. 연구진은 어떤 트로이人들이 바이러스를 들여보내는 데 관여하는지를 알아내기 위하여 7000개의 상이한 단백질을 연구하였다. 연구진은 혐의가 있는 단백질들을 하나씩 불활성화시켜 가면서 관심 대상의 범위를 140개로 압축하였다. 그 결과 PAK1(p21-activated kinase 1)이라는 키나아제 효소가 특히 우호적 트로이인이라는 것을 확인하였다. PAK1이 없으면 바이러스의 속임수가 먹히지 않으며, 세포는 어떠한 수포도 만들지 않는다. 연구진에 의하면, 우두바이러스가 거대음작용을 사용하여 아폽토시스를 흉내냄으로써 숙주의 세포로 이입되는 전략을 사용하는 것은, 바이러스의 입장에서 다양한 이점이 있다고 한다. 첫째, 거대음작용은 다른 메커니즘으로는 가능하지 않은 거대한 입자의 이입을 허용한다. 둘째, 거대음작용은 바이러스로 하여금 다양한 종류의 세포에 침입할 수 있게 해 준다. 왜냐하면 PS에 의해 매개되는 아폽토시스체의 제거(clearance of apoptotic material)는 대부분의 세포에 공통적인 것이기 때문이다(Curr. Biol. 11, R795). 셋째, 우두바이러스는 아폽토시스체를 흉내냄으로써 선천성 면역반응이 활성화되는 것을 억제할 수 있다.(Nat. Rev. Immunol. 4, 223) (설치류를 이용하여 우두바이러스에 의한 폐감염을 연구한 논문에 의하면, 대식세포의 침윤이나 T세포의 성숙이 일어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우두바이러스에게 세포와 세포 사이를 `소리없이` 옮겨다닐 수 있는 능력을 부여한다. 오늘날까지 우두바이러스가 세포 안으로 침투하기 위해 사용하는 메커니즘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진의 목표는 다양한 바이러스들이 숙주세포로 침투하기 위해 사용하는 전략과 전술을 밝혀내는 것이다. 이번에 밝혀진 전략은 새로운 것이다. 다른 바이러스(예: 헤르페스 바이러스)들도 거대음작용을 이용하기는 하지만, 거대음작용을 이용하여 세포 안으로 침투하는 것이 알려진 것은 우두바이러스가 처음이다. 세포가 바이러스를 받아들이는 전략과 신호분자를 이해하는 것은 병원체를 제거하는 세로운 약물을 개발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이제까지 항바이러스 약물은 바이러스 자체를 표적으로 해 왔다. 그러나 연구진은 연쇄신호를 가로채어 바이러스와 세포 간의 커뮤니케이션을 차단하는 물질을 찾고 있다. 세포가 바이러스를 받아들이지 못하면 바이러스는 증식하지 못하며 면역계에 의해 신속히 제거될 수 있다. 이 방법은 바이러스가 쉽게 내성을 획득할 수 없다는 장점도 있다. SOURCE: "Vaccinia Virus Uses Macropinocytosis and Apoptotic Mimicry to Enter Host Cells", Science 25 April 2008: Vol. 320. no. 5875, pp. 531 - 5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