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cal, Heath

자살 위험을 오히려 부추기는 항울제 복용

장종엽엔에스 2008. 2. 3. 17:12
프로작(Prozac) 같은 항우울제(antidepressant)를 복용할 경우 자살(suicide)을 시도할 위험이 오히려 두 배 정도 증가한다는 의문이 제기됐다. 영국의 의학 전문 학술지인 “영국 의학지(British Medical J.)”, 최신호인 2월 19일자(330권, 7488호)에서는 이 같은 의문을 표지 기사를 통해 제기했다(그림-1). 이번 학술지에는 선택성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elective serotonin re-uptake inhibitors ; SSRIs)와 자살 위험의 관계를 평가한 연구 보고서 세 편과 이와 관련된 기사 및 논평들이 게재됐다. 참고로 이 학술지의 인터넷 사이트를 방문하면 관련 기사와 보고서들을 무료로 열람할 수 있다.

항우울제는 일반적으로 자살 위험을 낮추는 효능을 갖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내용의 연구 보고서는 최근까지도 지속적으로 발표되어 왔다. 따라서 항우울제 복용이 오히려 자살 행동을 부추긴다는 것은 지금까지 통설에 비춰볼 때 역설적이지 않을 수 없다.

항우울제 복용에 따라 자살을 시도하는 위험이 증가하는 현상은 약물 치료 초기에 두드러지는 경향을 보인다. 그리고 경시적으로 볼 때, 과거에 비해 근래에 들어 이런 경향이 분명해지는 흥미로운 현상이 확인되기도 했다(그림-2). 이 같은 일련의 결과들은 SSRIs 계열의 항우울제를 복용할 때 좀 더 신중할 필요성을 제기한다고 볼 수 있다.

SSRIs 항우울제가 자살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문제는 87,000여 명의 우울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수행된 702건의 연구 사례를 분석한 첫 번째 연구 보고서의 결과를 통해 확인된 것이라고 한다. 다만 항우울제 복용으로 자살을 시도하는 비율이 약 두 배 정도 증가하기는 했지만, 이것이 실제 자살률로 이어진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자살한 사람이 두 배로 증가한 것은 아닌 셈이다.

두 번째 연구 보고서에서는 제약회사들이 의약품을 규제하는 관계 당국에 제출한 477건의 임상 연구 자료도 분석했다. 이 분석 작업에서는 자살 정도의 수준은 아니지만 환자들이 자해하는 위험이 증가한 단서를 발견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세 번째 연구 보고서에서는 18세 이하 연령층의 환자에서 항우울제 복용한 따른 폐해가 두드러진 경향을 확인했다.

SSRIs 계열 항우울제의 안전성(safety)에 대한 의문 제기가 새로운 일은 아니라고 한다. 지난 2003년에는 영국에서는 세계 굴지의 제약회사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GlaxoSmithKline Plc.)의 SSRIs 항우울제를 소아에게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제 조치가 취해지기도 했다.

출처 : KISTI 『글로벌동향브리핑(GT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