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시체를 분해하는 수천 종의 미생물

장종엽엔에스 2015. 12. 18. 20:59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 2015-12-15
‘흙에서 흙으로’라는 말은 아마도 신의 언어는 아닐 것이며 차라리 토양의 미생물이 노력일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어떻게 미세한 장의사가 신체를 먼지로 만들 수 있는가에 대해서 알려진 것은 없다. 새로운 연구에 의하면 사람이 죽어서 땅에 묻히는 경우에 동일한 박테리아와 균류 그리고 다른 작은 토양의 조직들이 몸을 공격한다. 이것은 마치 시체가 오기를 기다리는 듯하다. 이번 발견은 법의학분야에 중요한 함의를 가진다.

이번 연구에는 참여하지 않은 오리건 대학 유진 (University of Oregon in Eugene)의 미생물생태학자인 브렌든 보하넌 (Brendan Bohannan)은 “이 새로운 연구결론은 생태과학교과서와 CSI의 에피소드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생각된다. 대부분 과학논문에서는 다루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식물과 비교해서 부패되는 동물은 질소와 탄소와 같은 영양분의 엄청난 토양이 된다. 시체는 미생물에 대한 ‘금광’처럼 생각되고 있다고 네덜란드의 유트레히트 대학 (Utrecht University)의 미생물생태학자인 조지 코왈축 (George Kowalchuk)은 말했다. 그는 비록 말똥가리나 라쿤 (raccoons)이나 검정파리와 같은 썩은 고기를 먹는 동물은 죽은 동물을 해체하는 더러운 일을 하는 것을 오랫동안 알려졌음에도 불구하고 미생물들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가에 대해서는 최근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을 뿐이다.

콜로라도 대학 불더 (University of Colorado Boulder)의 진화생물학자인 제시카 멧카프 (Jessica Metcalf)는 미생물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아보기 위해서 시체 안과 표면 그리고 주변의 미생물을 조사했다. 그녀는 실험쥐를 이용해서 126마리의 사체를 개별 용기에 세 가지 다른 토양에 담았다. 한 가지는 대평원지역의 목초와 콜로라도의 아고산성 기둥소나무숲 (subalpine lodgepole pine)의 토양과 텍사스주의 사막토양을 이용했다. 그 뒤 1년 반 동안 그녀는 부패된 쥐의 피부와 내장 그리고 토양의 미생물 샘플을 조사했다. 텍사스의 헌츠빌 (Huntsville)의 샘 휴스턴 남동부 텍사스주립대학 법의학연구소 (Sam Houston State University Southeast Texas Applied Forensic Science Facility)의 동료들의 도움으로 그녀는 또한 기부된 네 명의 인간사체의 부패과정을 추적하였다. 두 명의 사체를 겨울에 외부에 놓았으며 두 명의 사체를 봄에 외부에 놓았다.

미생물을 찾는 것은 배양되기 힘들고 실험실에서 연구되지 않았기 때문에 어려운 도전이었다. 어떤 것이 나타났는가를 알아보기 위해서 맷카프와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의 샌디에고 (UC San Diego)의 미생물 생태학자인 롭 나이트 (Rob Knight)의 연구팀은 메타유전체학을 이용했다. 이 방식은 토양과 시체 샘플에서 DNA를 분리하고 염기서열을 분석할 수 있는 과정이다. 수천 종의 생물을 분석하기 위해서 이들은 복잡한 컴퓨터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코왈축은 “이것은 메타유전체의 역작이다. 이 방법은 복잡한 미생물 정보를 어떤 형태로 분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의 발견은 토양에서 부패를 일으키는 미생물 대부분이 장내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발견했다. 또한 토양형태나 기후 또는 다른 썩은 시체를 먹는 생물의 출현과 관계없이 미생물들은 동일했다. 이 토양은 영양분이 풍부한 시체가 도착하기 전까지 희귀한 미생물세트로 이루어진 ‘미생물 씨앗은행’처럼 담고 있었다. 사체가 도착하게 되면 이 군집은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된다고 노던 애리조나 대학 (Northern Arizona University)의 생물정보학자인 그레그 카포라소 (Greg Caporaso)는 말했다. 벨기에의 루뱅대학 (University of Leuven)의 법의학 독성학자인 에바 쿠이퍼스 (Eva Cuypers)는 이것은 예상외의 결과이며 가장 놀라운 것은 미생물 부패미생물군이 토양의 형태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죽음의 냄새’에 대해서 연구하는 쿠이퍼스는 죽음과 연관되는 특이한 냄새가 존재하는지 여부를 알 수 있는 쉬운 방법이라고 그녀는 말했다.

또한 이번 연구는 미생물군이 예측할 수 있는 방식으로 시간에 따라 변화한다. 부패를 일으키는 미생물은 실험 초반에는 거의 발견되지 않았으며 각 시체 주변의 토양은 각기 다른 세트의 조직들로 이루어졌다고 이 연구팀은 학술지 <사이언스>지에 보고했다. 하지만 내장 미생물의 활동으로 인해 시체가 파열된 후에 원래 존재했던 미생물군은 공기와 토양에 존재하는 산소를 좋아하는 미생물로 대체된다. 한 때 희귀했던 부패 미생물들은 군집의 붐이 일어나고 부패된 내장으로 더욱 증가하게 된다. 이 내장은 분해된 단백질로 인해 질소가 풍부해진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미생물은 질소를 재사용하는 미생물이 지배하게 되며 균류와 선충류들은 그 뒤에 부패를 돕게 된다.

쥐의 사체에서 각기 다른 부패미생물이 변화하면서 인간에게서도 동일한 패턴으로 변화하게 된다는 사실에 대해서 연구자들은 쥐를 대상으로 한 데이터를 가지고 미생물 부패가 사망시간을 예측하는데 사용되고 인간에게서도 적용될 수 있게 되는 모델을 만들었다. 멧카프는 “실험실에서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은 사망시간을 추론하는데 도움이 된다. 이것은 정말 놀랍다”고 말했다. 이번 발견은 범죄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새로운 도구가 될 수 있다. 법의학 전문가들은 검은 파리의 출현을 가지고 사망시간을 추정하는데 사용한다. 하지만 보하넌은 미생물의 변화는 ‘좀 더 정확한 법의학적인 정보’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좀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미법무부의 연구팀인 국립정의연구소 (National Institute of Justice)의 지원을 받아 맷카프와 나이트의 연구팀은 곧 전국적인 실험실에서 사체에 대한 사계절 실험을 하게 되며 이를 통해서 미생물이 동일한 패턴으로 나타나는지를 알아보게 될 것이다. 쿠이퍼스는 좀 더 다양한 토양형태에서 시체에 대한 테스트를 원하고 있다. 그리고 보하넌은 토양의 미생물구성이 한 때 그곳에 있었지만 사라진 사체에 대해서 알려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 결과가 어떠하든지 관계없이 생물정보학자인 카포라소는 이 논문은 발달된 DNA 염기서열에 근거한 새로운 법의학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초기 단계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사이언스> 2015년 12월 1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