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새로 작성된 새의 족보: 새는 언제 어디에서 진화했나?

장종엽엔에스 2015. 12. 18. 18:36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 2015-12-17
과학자들은 화석 정보와 현생조류의 유전자를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새(鳥)의 새로운 족보를 만들었는데, 그 결과 두 가지 새로운 사실이 밝혀졌다. 첫째, 오늘날 살아 있는 새들의 공통조상은 지금으로부터 약 9,500만 년 전, 곤드와나 초대륙에서 떨어져나온 땅덩어리에 살았다. 둘째, 지금으로부터 6,600만 년 전 소행성이 지구를 강타하면서 공룡의 잔당을 소탕한 이후, 현생조류가 급격히 진화하기 시작했다.

"새가 공통조상으로부터 갈라져나와 지구상으로 퍼져나간 사건을 이처럼 포괄적으로 분석한 것은 이번 연구가 처음이다"라고 LA 카운티 자연사박물관의 루이스 치아페 박사(척추고생물학)는 논평했다.

"신조아강(Neornithes)이라고 불리는 현생조류는, 오늘날 지구상에서 가장 다양하고 널리 퍼져 있는 척추동물이다. 선행연구에서는 현생조류의 유전자분석 정보만을 이용하여, "7,200만~1억 7,000만 년 전 현생조류가 탄생했다"고 결론지은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연구는 화석으로만 남아 있는 종(種)의 해부학적 데이터를 추가로 분석하여, 탄생시기의 범위를 크게 좁혔다는 것이 특징"이라고 이번 연구를 이끈 뉴욕 소재 미국자연사박물관의 조엘 크라크라프트 박사(조류학)는 말했다.

크라크라프트 박사와 산티아고 클라라문트 박사(조류학)가 이끄는 연구진은 잘 알려진 시조새(Archaeopteryx)와 공자새(Confuciusornis)는 - 궁극적으로 멸종했으므로 - 제외하고, 오늘날 살아 있는 3대 그룹, 즉 고악류(Palaeognathae: 타조 등), 닭기러기류(Galloanseres: 오리와 거위, 꿩 등), 신조류(Neoaves: 기타 모든 새들)를 분석대상에 포함시켰다.

이번 연구에 사용된 정보는 유전자정보와 해부학 데이터다. 먼저, 유전자정보는 현생조류의 모든 하위그룹을 포함하는 230개종을 대상으로, 2개의 특정 유전자를 분석함으로써 입수한 것이다. "우리가 분석한 유전자들은 모든 세포에서 일어나는 생화학과정과 관련된 것으로, 그 돌연변이를 분석함으로써 현생조류가 탄생하고 분가(分家)한 내력을 소상히 파악할 수 있었다"고 크라크라프트 박사는 말했다. 둘째로, 해부학 데이터는, 한때 지구상에 널리 살았지만 지금은 멸종한 130개 종에 관한 것으로, 연구진은 이를 분석함으로써 해당 그룹이 언제 어디서 태어났고 얼마나 빨리 진화했는지를 알수 있었다.

분석 결과, 모든 현생조류의 마지막 공통조상은 곤드와나대륙(9,500만 년 전의 땅덩어리로, 오늘날 남아메리카 일부와 남극대륙의 상당 부분을 포함함)의 서쪽에 살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더욱이 고악류, 닭기러기류, 신조류는 모두 6,600만 년 전 소행성 충돌로 공룡이 멸종할 때 이미 지구상에 존재하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연구진은 "공룡의 멸망이 조류의 다양화를 근본적으로 촉발한 것은 아니지만, 수많은 생태학적 경쟁자들을 제거함으로써 다양화되고 널리 퍼져나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고 결론지었다.

"이번 연구결과는 합리적이고 설득력이 있으며, 연구진의 새로운 시각은 타당성이 있어 보인다"고 플로리다 대학교의 에드워드 브라운 박사(진화생물학)는 논평했다.

이번 연구에서 새로 발견된 것 중 하나는, 조류가 고대세계에서 어떻게 퍼져나갔는가에 관한 것이다. 연구진에 의하면, 일부 조류는 곤드와나대륙의 일부를 통해 남쪽으로 내려가 오늘날의 호주와 뉴질랜드에 도달한 반면, 다른 조류는 북쪽으로 올라가 오늘날의 북아메리카에 도착했다고 한다. 북아메리카에 도착한 새들 중 일부는 동진(東進)하여 유라시아와 아프리카로 퍼졌고, 나머지는 서진(西進)하면서 간간이 (해수면 저하로 노출되었던) 육교를 건너 동아시아로 펴졌다고 한다. 또한 브라운 박사에 의하면, 이번 연구에서는 한때 아프리카에서 탄생한 것으로 여겨졌던 조류 그룹의 발원지를 바로잡았다고 한다.

그러나 치아프 박사에 의하면, 이번 연구가 많은 수수께끼를 해결했음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의문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한다. 예컨대 현생조류와 외관이 매우 유사한 에난티오르니티네(Enantiornithine)는 왜 멸종했을까? 에난티오르니티네의 멸종 이유가 궁금한 것은, 소행성이 충돌하기 전까지만 해도 현생조류의 조상보다 더 번성했기 때문이다. 한때 동일한 생태적 지위를 누렸던 종 중 하나는 백악기 말의 대멸종을 견디지 못하고 사라졌고, 하나는 살아남아 전세계에 퍼져 있는 이유는 도대체 뭘까?

※ 원문정보: Santiago Claramunt and Joel Cracraft, "A new time tree reveals Earth history’s imprint on the evolution of modern birds", Science Advances 11 Dec 2015: Vol. 1, no. 11, e1501005, DOI: 10.1126/sciadv.150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