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cal, Heath

뇌졸중 발생 이후 뇌 기능 유지에 도움을 주는 간질약

장종엽엔에스 2015. 2. 11. 09:09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 2015-02-11
텍사스대학 의학부 샌안토니오 건강과학센터의 과학자들이 ‘The Journal of Neuroscience’ 최신호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기존에 간질약으로 이용되어 온 약물에서 뇌졸중 이후의 뇌 기능을 유지시키는 효과가 확인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놀라운 효과를 나타낸 간질약은 레티가빈(retigabine)으로 뇌졸중이 발생한 마우스 모델에서 뇌 조직을 보호하여 균형 조절 및 운동 협응 능력을 유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뇌졸중은 매년 수백만 명의 미국인들에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균형 및 협응 시험
연구팀은 뇌졸중 발생 수시간 후에 레티가빈이 투여된 마우스와 위약이 투여된 대조군 마우스를 평균대(balance beam) 위에 두고 운동 협응 능력을 확인했다. 여기서 대조군 마우스들은 평균대에서 미끄러지거나 떨어지는 등 협응에 큰 문제가 있는 모습을 보인 반면에 레티가빈 투여 마우스들은 균형유지, 이동, 회전에서 어려움이 없는 모습을 보였다. 연구를 주도한 동대학 생리학과 교수인 Mark S. Shapiro 박사가 “이들 마우스들은 뇌졸중이 없었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이들은 기계체조 선수들처럼 평균대를 이동했다”고 밝혔다.

레티가빈이 투여된 마우스들의 뇌 조직에 대한 세포학적 분석에서도 대조군 마우스들과 비교하여 뇌졸중 발생 이후의 조직 손상이 현저히 적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레티가빈의 보호효과는 뇌졸중 발생 5일 후에 투여되었을 때에도 확인되었다고 연구팀의 일원으로 논문의 제 1저자인 Sonya Bierbower 박사가 지적했다.

효과의 지속시간
추가 연구에서는 뇌졸중 발생 이후에 얼마나 오랫동안 뇌 기능이 보호될 수 있는지와 손상 관련 발작도 예방할 수 있는지가 시험된다고 한다. Bierbower 박사는 “뇌졸중 발생 위험이 매우 높은 동물들을 대상으로 레티가빈이 보호 효과를 내는지도 확인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레티가빈과 유사 약물들은 포타슘(potassium) 이온 채널이라 불리는 뇌의 신경세포의 전기 활성을 중단시키는 특이 단백질을 열어주는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혈관에 혈전 생성으로 인하여 갑자기 산소와 영양분 공급이 차단되는 허혈성 뇌졸중에 대하여 연구를 진행했다. 이런 형태의 뇌졸중은 사람들에게 흔히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Shapiro 박사는 “신경에서 전기적 활성을 중단시켜서 신경 발화를 막을 수 있다면 혈액 공급이 회복될 때까지 이들의 자원을 보전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연구에서 그러한 사실이 입증되었다”고 밝혔다. 산소와 영양분이 고갈된 세포들은 6시간이면 손상되어서 사멸 경로에 들어서서 되돌릴 수 없게 된다. 더하여 세포가 사멸되면 혈전 주변 영역에 더 많은 세포들의 사멸을 유도하는 염증 반응을 포함하여 여러 반응을 촉발시키는 인자들을 유출시키게 된다.

혈전에 대한 조직 플라스미노겐 활성화체
조직 플라스미노겐 활성화체(tissue plasminogen activator: tPA)라는 약물은 혈전을 용해시켜서 혈류를 회복시킴으로서 뇌졸중을 치료한다. 그러나 이 물질의 이용에는 제한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tPA는 혈액을 지나치게 묽게 만들기 때문에 고혈압 환자, 출혈 병력이 있는 환자, 혈관이 약한 환자들이 이용하기에는 문제가 있다. tPA는 뇌졸중 발생 이후 1시간 이내에 투여하면 가장 효과적이지만, 그 이후에 이용할 경우에는 장점보다는 단점이 더 크다고 한다.

신경세포에 대한 직접적인 영향
tPA와 같은 기존 약물과 비교하여 레티가빈과 같은 포타슘 이온 채널 작용 물질은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작용하고 있다. Bierbower 박사는 “이 물질은 증상 발생의 첫 번째 단계에 작용하여 추가적인 2차 효과를 중단시키고 있다. 이들 약물은 신경 세포 자체에 직접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간질 치료제로 FDA의 승인
레티가빈은 에조가빈(Ezogabine)이라는 제품명의 항경련 약물로 미국 FDA의 승인을 받았다. 그러나 의사들은 뇌졸중 환자들에게도 레티가빈을 적응증 외로 처방할 수 있을 것이다. 레티가빈이 뇌졸중 치료제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임상시험이 진행되어야 하며, 동대학 건강과학 센터의 신경학자들과 신경외과 의사들이 이를 고려하고 있다고 Shapiro 박사는 밝혔다. 동대학 건강과학 센터의 신경외과장인 David F. Jimenez 교수는 “사망과 신체 기능 이상의 주요 원인으로서 뇌졸중은 우리 사회의 주요 위험 요소이다. 이번 협력 연구에서 우리는 뇌졸중 환자들의 해로운 효과를 경감시킬 수 있는 차원이 다른 길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Journal Reference: S. M. Bierbower, F. S. Choveau, J. D. Lechleiter, M. S. Shapiro. Augmentation of M-Type (KCNQ) Potassium Channels as a Novel Strategy to Reduce Stroke-Induced Brain Injury. Journal of Neuroscience, 2015; 35 (5): 2101 DOI: 10.1523/JNEUROSCI.3805-14.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