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cal, Heath

가상의 음식으로 체중을 감소시키는 새로운 약물

장종엽엔에스 2015. 1. 8. 09:34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 2015-01-08
미국 솔크연구소의 과학자들이 인체가 칼로리가 있는 음식을 섭취하고 있다고 착각하게 만들어서 지방을 연소시키게 만드는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약물을 개발했다. 이 약물은 비만 마우스의 체중을 감소시켰을 뿐만 아니라 콜레스테롤과 혈당을 낮추고, 염증도 최소화시키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 물질은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이 신속하게 진행될 유망한 비만 치료 후보 물질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펙사라민(fexaramine)이라 불리는 이 새로운 약물은 기존의 식욕 억제제나 카페인 기반 다이어트 약물과 달리 혈액에 녹지 않고 장에서 유지되기 때문에 부작용이 덜하다고 한다. ‘Nature Medicine’ 최신호에 발표된 이번 연구를 주도한 솔크 연구소 유전자 발현 실험실장인 Ronald Evans 박사는 “이 약물은 가상의 음식과 같다. 우리가 음식을 먹었을 때에 발생하는 것과 동일한 신호를 전달하기 때문에 인체에서는 저장된 것을 외부로 치우기 시작하게 된다. 그러나 이 약물에는 칼로리가 없고 식욕에도 변화를 주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20세기 후반부에 들어서 생활 수준의 향상으로 인하여 비만이 전염병처럼 확대되고 있어서 전세계적인 문제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현재 전세계의 16억 명이 체질량 지수(body mass index: BMI)가 25 이상인 과체중 상태이며, 4억 명이 BMI가 30 이상인 비만 상태라고 한다. 더하여 비만은 당뇨만을 유발하는 것이 아니라 심장 질환, 뇌졸중 및 실명증 등의 다른 종류들의 질환도 일으킬 가능성을 10배 이상 높인다고 한다. 체질량 지수가 35 이상인 상태가 10년 이상 지속되면 평균 체중을 지닌 사람보다 당뇨가 발현될 가능성이 80배 이상 높아진다고 한다. 때문에 비만과 관련된 대사증후군을 모두 치료하는 방법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vans 박사의 연구팀은 FXR(farensoid X receptor)이라는 단백질이 음식의 소화와 지방 및 당의 저장을 담당하는 담즙산이 간에서 유리되는 것에 어떻게 작용하는가를 20년 가까이 연구해 왔다고 한다. 사람이 음식을 섭취하기 시작하면 인체에서 FXR이 활성화되어서 음식물의 유입을 준비한다고 하다. 그러나 FXR은 소화를 위하여 담즙산을 분비할 뿐만 아니라 혈당 수치를 변화시키고, 앞으로 들어올 음식에 대비하여 인체에서 상당한 지방을 연소시키게 만든다고 한다.

여러 제약회사들이 비만, 당뇨, 간질환, 다른 대사성 질환을 치료할 목적으로 여러 경로를 통하여 FXR을 활성화시키는 약물을 개발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개발된 여러 약물들은 다양한 장기에 영향을 끼치고 부작용을 유발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Evans 박사는 소장, 간, 신장, 부신에서 동시에 FXR을 활성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소장에서만 활성화시키면 다른 결과가 얻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그는 “음식을 섭취하여 전신에서 일련의 반응들이 신속하게 활성화된다. 그러나 여기서 처음으로 반응하는 것이 소장”이라고 밝혔다.

Evans 박사의 연구팀은 여러 제약회사들이 FXR을 표적으로 삼기 위하여 이용한 약물 주형(scaffold)을 이용하여 펙사라민을 개발했다고 한다. 논문의 공저자로 솔크 연구소의 선임 과학자인 Michael Downes는 “펙사라민은 경구로 투여했을 때에 위장관에서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이 약물을 경구로 투여하면 소장까지만 전달되고 혈액을 통하여 전신으로 확산되지 않기 때문에 다른 부작용은 없이 체중 감소 효과는 더욱 뛰어났다고 한다. 연구팀이 비만 모델 마우스에게 매일 펙사라민을 5주간 투여하자 체증 증가가 중단되고, 지방,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가 하락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더하여 이들 마우스들은 체온이 상승했다고 한다. 이는 생체의 대사가 활성화되고 저장된 지방에서 칼로리를 연소시키고 있음을 가리키고 있다. 또한 이유나 효과를 정확하게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이들 마우스의 위장관의 세균총에서도 변화가 나타났다고 한다.

전신의 FXR을 동시에 활성화시키는 기존 약물보다 소장에서만 작용하는 펙사라민이 왜 더 효과적일까? 이에 대하여 Evans 박사는 생체가 음식물에 정상적으로 반응하는 분자 경로에 작용하기 때문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는 “인체의 음식물에 대한 반응은 릴레이 경주와 유사하다. 릴레이 선수들을 동시에 달리게 만들면 결코 바톤을 전달할 수 없다. 우리가 첫 번째 주자가 어떻게 달리는지를 가르쳐 주면 이어지는 연쇄 반응은 자연적으로 이루어지게 된다”고 밝혔다. 더하여 펙사라민을 혈류에 도달하지 않기 때문에 다른 FXR 작용 약물들보다 사람들에게 안전할 것이라고 연구팀은 추정하고 있다. 현재 연구팀은 펙사라민을 비만 및 대사 증후군 환자들을 대상으로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임상 시험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그러나 펙사라민도 체중 감소 수술이나 다른 비만약처럼 의사의 감독 하에서 투여되고 음식물과 생활습관의 변화가 수반되어야 이상적인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Journal Reference: Sungsoon Fang, Jae Myoung Suh, Shannon M Reilly, Elizabeth Yu, Olivia Osborn, Denise Lackey, Eiji Yoshihara, Alessia Perino, Sandra Jacinto, Yelizaveta Lukasheva, Annette R Atkins, Alexander Khvat, Bernd Schnabl, Ruth T Yu, David A Brenner, Sally Coulter, Christopher Liddle, Kristina Schoonjans, Jerrold M Olefsky, Alan R Saltiel, Michael Downes, Ronald M Evans. Intestinal FXR agonism promotes adipose tissue browning and reduces obesity and insulin resistance. Nature Medicine, 2015; DOI: 10.1038/nm.37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