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cal, Heath

혈뇌장벽을 강화하여 뇌의 건강을 지켜 주는 장내 미생물

장종엽엔에스 2014. 11. 25. 13:45

http://mirian.kisti.re.kr/futuremonitor/view.jsp?record_no=253363&cont_cd=GT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 2014-11-24
당신의 몸 속에 사는 미생물은 세포 수의 10배다. 많은 연구들은 이 작은 생물체들이 소화를 도와주고 면역계를 유지해 준다고 밝힌 바 있다. 이제 과학자들은 미생물의 또 한 가지 역할을 발견했으니, 그것은 `혈뇌장벽(BBB: 뇌를 해칠 수 있는 병원체와 분자를 차단하는 분자펜스)을 강화해 준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가 시사하는 바는, 임신부의 식사 또는 항생제 복용이 태아의 BBB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한편 이번 연구는 다발성경화(MS: multiple sclerosis)를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MS의 경우 BBB가 약화되어 뇌기능 저하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의 스벤 페테르손 박사(위장관생물학)가 이끄는 연구진은 `발생중인 마우스`와 `어미 마우스`를 대상으로, BBB가 얼마나 든든한지를 검사했다. 어미 마우스 중 일부는 무균 마우스(멸균환경에서 사육되어, 체내에서 미생물이 검출되지 않는 마우스)였다. 연구진은 멸균 마우스와 일반 마우스의 자궁 속에서 자라는 배아에게 항체를 주입하고, 그것이 뇌로 들어가는지를 관찰했다. (항체는 너무 커서 BBB를 통과할 수가 없다.)

관찰 결과, 일반적인 어미 마우스의 경우, 17일 이상 된 배아의 BBB는 봉인이 튼튼하여 항체가 통과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17일 미만의 배아는 봉인이 불완전하여 항체가 통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멸균 마우스의 경우, 17일 이상 된 배아라도 항체가 BBB를 통과하여 뇌에 침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무균 마우스가 임신한 배아는 BBB의 치밀결합단백질(tight junction protein)인 오클루딘(occludin)과 클라우딘-5(claudin-5)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고, 그 유전자의 활성도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진은 이상의 결과를 정리하여, 11월 19일 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에 발표했다.

무균 마우스에게서 태어난 새끼는 어른이 되어서도 BBB가 완전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연구진이 정상 마우스에게서 채취한 위장관 세균을 2주간 넣어 주자, 너덜너덜하던 BBB는 완전해졌다. "이번 연구는 `장내 미생물이 뇌의 발달과 기능을 조절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캘리포니아 공대의 일레인 샤오 교수(신경생물학)는 말했다. (샤오 교수는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위장관에 서식하는 세균이 무슨 수로 BBB에 영향을 미친다는 말인가? 위장관 세균은 자신들이 생성한 부산물(단쇄지방산: short-chain fatty acids)을 통해 위장관벽의 충실성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연구진은 무균 마우스를 두 가지 세균(단쇄지방산을 만드는 마우스와 만들지 못하는 마우스)으로 감염시켜 봤다. 그러자 단쇄지방산을 만드는 세균에 감염된 마우스만이 BBB가 강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연구진은 "단쇄지방산이 혈류로 들어가, BBB에 존재하는 유전자를 활성화시켜 BBB의 폐쇄를 초래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번 연구는 완벽하지 않다. 무균 마우스는 마이크로바이옴을 연구하는데 유용한 도구지만, `무균상태`란 인위적인 조건이기 때문에, 다양한 신체기능이 광범위하게 교란되어 있다. 예컨대 무균 마우스는 면역기능이 손상되어 있고 위장관의 충실성이 저하되어 있다. 그러므로 무균 마우스를 이용한 연구결과는 인간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검증되어야 한다"고 샤오 교수는 말했다.

그러나 텍사스 대학교 사우스웨스턴 메디컬센터의 로라 후퍼 박사(면역학)는, 이번 연구가 몇 가지 한계점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건강과 질병을 이해하는 데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예컨대 신경생물학자들은 MS가 변덕스럽게 진행되는 이유를 설명하지 못해 쩔쩔매고 있는데, `체내 미생물이 BBB를 변화시켜, 뇌를 손상에 취약하게 만든다`는 설명은 매우 매력적이라고 할 수 있다.

"과학자들은 이번 연구결과가 인간에게도 적용되는지, 즉 `엄마의 장내 미생물이 태아의 BBB 발달을 촉진하는지`를 밝혀내야 한다. 그래야만 임신부가 특정 시기에 항생제를 복용함으로써 태아의 BBB 발달을 저해하는 사태를 막을 수 있다"고 후퍼 박사는 말했다.

※ 원문정보: Sven Pettersson, "The gut microbiota influences blood-brain barrier permeability in mice", Sci Transl Med 19 November 2014: Vol. 6, Issue 263, p. 263ra158 DOI: 10.1126/scitranslmed.30097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