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I 『글로벌동향브리핑』 2010-01-13 | ||||||
연구진은 빛이 편두통을 악화시키는 데 기여하는 원인을 알아내기 위하여 맹인 편두통환자들을 모집하였다. 20명의 지원자 중에서 6명은 안구를 상실하거나 시신경(눈과 뇌를 이어주는 신경)이 심하게 손상되어 빛을 전혀 감지하지 못하는 사람들이었으며(1그룹), 나머지 14명은 유전이나 기타 질병으로 시력을 잃은 관계로, 앞을 볼 수는 없지만 빛과 어두움 정도는 구분할 수 있는 사람들이었다(2그룹). 실험 결과 1그룹의 사람들은 편두통이 엄습했을 때 빛을 비추더라도 당연히 통증의 악화를 경험하지 않았다. 그러나 2그룹의 사람들은 그렇지 않았다. 그들이 편두통을 앓을 때 연구진이 그들에게 빛을 비추자, 그들은 편두통의 악화를 호소하였다. 2그룹의 사람들은 원뿔세포(cone cell)과 막대세포(rod cell)에 결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빛에 반응하여 편두통이 악화되었다. 이는 "이들의 망막에는 원뿔세포나 막대세포 이외에 제 3의 시각세포가 건재하여 빛을 감지하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이 `제 3의 시각세포`는 무엇일까? 연구진은 관련문헌을 검토한 끝에 멜라놉신(melanopsin)이라는 색소단백질에 주목하게 되었다. [멜라놉신은 물체의 형상을 감지하는 데 기여하지는 않지만, 빛(특히 청색광)에 반응한다. 멜라놉신은 일반적으로 생체리듬(circadian rhythms) 조절에 관여하는 세포에서 생산되어 24시간 주기로 생체리듬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후 망막 신경절세포(retinal ganglion cells) 중 일부에 존재하는 멜라놉신이 빛의 감지에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확인되어, 실명 분야의 연구에서 주목을 받게 되었다. 미국 메사추세츠 종합병원의 연구진은 원뿔세포와 막대세포가 상실된 마우스의 망막에 멜라놉신을 발현시켜, 시력을 일부 회복시키는 데 성공한 바 있다.(GTB2008100784)] 연구진은 멜라놉신을 발현하는 세포가 통증을 전달하는 세포와 관련되어 있는지를 알아내기 위한 연구에 착수하였다. 연구진은 랫트의 뇌를 single-unit recording(전극을 이용하여 단일신경의 활동전위를 기록하는 방법)과 신경로추적(ueral tract tracing) 기법을 이용하여 분석한 결과, 멜라놉신을 발현하는 광감지세포에서 나온 액손이 시상후부(posterior thalamus)의 통증감지세포와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자세한 사항은 첨부그림 및 기사 하단의 첨부그림 설명 참조). 이는 망막신경절의 멜라놉신이 빛과 편두통을 연결하는 핵심고리라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결과가 편두통의 악화요인을 규명함으로써 편두통 환자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할 것으로 믿고 있다. 이번 연구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메릴랜드주 소재 미 국립 정신건강연구소(National Institute of Mental Health)의 캐슬린 메리캉가스(Kathleen Merikangas) 박사는 이번 연구의 방법론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예외적인 특성을 지닌 사람들을 대상으로 문제의 단서를 찾아내어, 동물실험에서 이를 입증한 방법론은 매우 독특한 방법이다."라고 그녀는 말했다. 한편 몇년 전 멜라놉신 세포를 발견한 브라운 대학교의 데이비드 버슨(David Berson) 박사의 의견은 좀 다르다. "이번 연구가 편두통의 복잡한 전개 메커니즘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실험에 참가한 지원자들이 원뿔세포와 막대세포를 일부 보유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멜라놉신은 빛과 통증의 관계를 구성하는 퍼즐의 한 조각에 불과할 수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Reference: "A neural mechanism for exacerbation of headache by light", Nature Neuroscience, Published online: 10 January 2010, doi:10.1038/nn.2475 【 첨부그림 설명】 빛이 편두통을 악화시키는 메커니즘: 편두통을 전달하는 경로(하늘색 화살표)는 3차신경 뉴런(trigeminal neurons)으로 구성되는데, 3차신경 뉴런은 통각수용신호(nococeptive signals)를 경질막(dura)으로부터 척수의 3차신경핵(trigeminal nucleus)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①; 척수 3차신경핵의 laminae I과 V 에 있는 경질막 민감성 뉴런(dura?sensitive neurons)은 통각수용신호를 시상으로 전달한다②; 그리고 감각성 시상핵(sensory thalamic nuclei)의 경질막 민감성 뉴런③으로부터 뻗어나온 액손(axon)은 통증처리에 관여하는 대뇌피질의 영역에 연결된다④. 시상-피질뉴런(thalamocortical neurons)의 일부는 망막신경절 세포로부터 받는 光신호에 반응하여 활성이 증가하는데(적색 화살표), 이 경로는 두통의 인식을 강화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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