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미 과학자들, 광우병도 진화함을 밝혀

장종엽엔에스 2010. 1. 6. 22:51

KISTI 『글로벌동향브리핑』 2010-01-02
영국 BBC 방송은 최근 발표된 사이언스(Science) 誌 의 논문을 인용해, 생명이 없는 프리온 단백질도 다른 생명체처럼 새로운 환경에 적응, 진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미국 스크립스 연구소(Scripps Research Institute) 연구진은 사이언스 誌에 프리온 단백질이 다른 생명체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거나 약물에 대한 내성을 키우는 등 사실 상 진화의 단계를 거친다고 발표하였다.

지난 20년 동안 과학자들은 뇌에서 정상적인 단백질인 프리온 단백질 (prion protein 또는 PrP)이 치명적인 질병인 인간의 변형 크로이츠펠트-야콥병 (variant Creutzfeldt-Jakob disease, vCJD) 나 소에서 나타나는 광우병 (bovine spongiform encephalopathy, BSE) 을 일으키는 단백질로 전환된다는 사실을 밝혀온 바 있다 (GTB2009030545). 이미 잘 알려진 바 대로, 1996년에 영국에서 처음으로 변형 크로이츠펠트-야콥병 (vCJD) 발병하였고, 소에서 발생한 광우병(BSE)이 변종 크로이츠펠트-야콥병의 병원체와 동일하다는 수 많은 연구결과가 있다. 현재까지 프리온은 인체와 동물에서 20가지 뇌의 질병에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크립스 연구진은 뇌세포에서 프리온 집단을 다른 세포로 이식하였고, 이식된 프리온들이 새로운 세포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변화한 것을 발견하였다. 그러나 이들 프리온들은 다시 뇌세포 환경으로 돌아오면 원상태를 회복하는 것으로 관찰되었다. 연구진은 이 결과에 대해 프리온 질병치료제 개발법에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함을 보여주는 근거가 된다고 설명한다. 이번 연구를 이끈 미국 스크립스 연구소 플로리다 감염학부의 연구팀장인 챨스 와이즈만(Charles Weissmann)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만을 보면, 바이러스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프리온도 똑같이 돌연변이를 일으키고 적응변이를 일으킵니다. 즉, 이러한 패턴은 다윈의 진화가 생명체뿐만 아니라 전지구적 활동이라고 짐작할 수 있습니다. 바이러스에서도 돌연변이는 핵산 서열의 변화로만 약물 내성을 일으키는데, 프리온과 같은 단백질체에서도 발생하는 것을 볼 때, 진화를 위해서 DNA와 RNA와 같은 핵산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하였다.

일반적으로 포유동물 세포는 세포내에 정상 프리온 단백질을 생성한다. 그러나 인간광우병과 같은 감염을 일으킬 때는 비정상적인 단백질이 정상 프리온 단백질을 변형시켜 독성 단백질로 변화된다. 이에 대해 와이즈만 박사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당초에는 세포내 프리온 단백질들이 비정상형태로 변형되면 더 이상의 변화는 없다고 생각되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수행된 다른 연구들에서 우리의 연구결과를 뒷받침해주는 실험들이 발표되어 왔습니다. 가령, 양의 프리온을 쥐에 이식하면, 이전보다 더 강한 병원성을 갖는 예가 있습니다. 즉, 비정상 프리온이 다른 생명체 처럼 복제도 하고, 낮은 수준에서 변형체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입니다. 이러한 사실은 비정상 프리온들이 일단 다른 숙주로 이식되면, 자연선택과정을 통해 결국 가장 병원성이 강한 프리온만 살아 남게 될 것이라고 예측하게 합니다.”

영국 의학연구소 프리온 연구팀 (Medical Research Council`s (MRC) Prion Unit) 의 존 콜린지(John Collinge) 교수는 자신의 연구진이 2년 전 구름 가설(cloud hypothesis) 라고 제기하였던 프리온 단백질의 진화가설이 이번 실험을 통해 증명되었다고 설명하였다. 최근 이 연구진들은 인간 광우병 유사병인 쿠루(kuru)의 발병지역인 파푸아 뉴기니아 지역민들을 대상으로 프리온의 변이와 진화에 관한 연구를 수행한 바 있다.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2009, GTB2009110325). 이 연구틀 통해서 연구자들은, 쿠루질환이 가장 확산된 푸로사 계곡지역 (Purosa) 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서 G127V라고 불리는 신규 프리온 단백질 유전자 (Prion protein gene)의 변종을 발견하였다. 당시 Collinge 교수는 다윈의 원칙이 적용되는 예가 될 수 있다고 설명하였지만, 진화에 대한 직접적인 근거를 제시하지는 못했었다.

Collinge교수는 프리온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프리온 단백질은 동일체(clone) 가 아닙니다. 이것은 서로 다른 단백질 종을 같은 동물내에서도 생성할 수 있는 유사 종(quasi-species)입니다. 비정상 프리온 단백질들은 정상 프리온 단백질을 변형시켜 증식해 갑니다.” 미국 연구진의 이번 연구결과에 대해, Collinge교수는 “ Charles Weissmann 박사 연구팀의 이번 연구결과는 프리온의 치료 방법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시사해 줍니다. 즉, 비정상 프리온을 파괴하려는 현재의 치료법은 프리온 단백질이 내성을 갖거나 더 강한 병원성을 획득하게 할 수 있으므로, 이보다는 정상 프리온 단백질의 공급을 차단하여 증식을 억제하는 방법이 더 효과적인 치료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해 줍니다.” 라고 자신의 견해을 밝혔다. Collinge교수팀은 현재 쥐에서 이런 역할을 할 수 있는 항체를 알고 있으며, 인체 항체도 성공적으로 탐색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우리 연구는 안전성 시험 단계에 있으며 2011년 말까지 임상시험 단계로 진입할 것입니다 ”라고 설명하였다. 또한 연구진은 이 역할 수행이 가능한 전통적인 화학물질도 탐색중에 있으며, 세계적 제약기업인 글라스스미스클라인(GlaxoSmithKline, GSK) 과 공동 연구중이라고 밝혔다. GSK 측에서 MRC연구팀에 수백만 화학물질 후보군 라이브러리를 제공하였고, 연구팀은 현재 이중에서 이미 몇 가지 유효 물질을 찾았다.

끝으로 Collinge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프리온 질병의 위험이 줄어들지 않았고, 식품이나 수혈을 통해서 전염될 수 있는 이 질병의 근절책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함을 다시 일깨워주는 보고서입니다” 라고 그 의의를 덧붙였다.

- 그림설명: 비정상 프리온 단백질 (Abnormal prion proteins)
- 출처: BBC NEWS 2010년 1월 1일자(:http://news.bbc.co.uk/go/pr/fr/-/1/hi/health/8435320.stm)
- 관련논문: “Darwinian Evolution of Prions in Cell Culture”, Science online December 31, 2009 (http://www.sciencemag.org/cgi/content/abstract/science.1183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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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news.bbc.co.uk/1/hi/health/8435320.st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