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I 『글로벌동향브리핑』 2003-12-12 | ||||
모든 생물체는 자극과 반응 기작을 갖고 있다. 병원체가 기주(host)에 침투할 경우 기주세포는 그냥 당하고 있지만 않고, 나름대로의 방어 기작을 작동시키는 것도 그 예 가운데 하나이다. 결핵균(Mycobacterium tuberculosis)이 사람을 감염시키면 사람의 몸에서도 이런 방어 기작이 작동한다. 방어 기작 가운데는 산화질소(nitric oxide)나 반응성 질소 중간 생성물(reactive nitrogen intermediates ; RNI)을 생성해 결핵균을 공격하는 방법이 있다. 그러나 결핵균도 그대로 당하고 있지만은 않는다. 산화질소에 대한 저항성(resistance)을 통해 이에 저항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결핵균의 산화질소 저항성 발달에 프로테아솜(proteasome)이 필요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번 연구는 미국의 과학자들이 수행했으며 연구 결과는 저명한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 12월 12일자(302권, 5652호, 1963-1966)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아질산염(nitrite)에 대한 감수성이 큰 돌연변이(mutant) 결핵균 10,000가지 이상을 유도한 다음, 이에 대한 유전자 분석을 시도했다. 분석 대상은 RNI 저항성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동정하는 데 있었다. 이 과정에서 연구진은 결핵균이 산화질소에 대해 저항성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최소 여섯 가지의 서로 다른 대사 경로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대사 경로 가운데 하나라도 없으면 산화질소가 존재하는 환경에서 결핵균이 생존할 수 없다. 연구진은 동정된 대사 경로 가운데 프로테아솜 대사 경로에 초점을 맞췄다. 그 이유는 동정된 돌연변이 결핵균 가운데 절반 정도에서 프로테아솜 유전자가 관여한다는 증거가 발견됐으며, 과거 선행 연구들에서 프로테아솜에 대한 연구가 상대적으로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사람의 프로테아솜을 억제하는 물질이 이미 개발되어 있다는 사실도 프로테아솜 대사 경로에 대한 집중적인 연구를 시도하게 된 이유 가운데 하나였다. 만약에 프로테아솜 대사 경로의 중요성이 밝혀지면 이를 표적으로 삼는 약물 개발이 상대적으로 쉽기 때문이다. 그 결과 연구진은 프로테아솜 구성 인자 가운데 일부가 결핍된 결핵균의 경우 야생형에 비해 병독성(virulence)이 약화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야생형 결핵균에 프로테아솜 구성 인자 가운데 하나인 단백질 분해 효소(protease) 억제 물질을 처리할 경우 RNI에 대한 감수성이 증가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결핵은 완치가 쉽지 않다. 한 번 감염되면 체내에서 결핵균을 완전히 박멸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면역계가 제대로 작동하고 영양 상태가 좋을 경우 결핵 증상이 사라지기는 하지만 이는 결핵균 자체가 사라졌기 때문이 아니라 자시 활동을 접고, 잠복하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 성과는 이처럼 박멸이 어려운 결핵균을 감염 환자의 몸에서 완전히 제거하는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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